[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KT가 신임 대표이사로 구현모 대표이사 후보자를 공식 선임하며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서 '리딩' 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G 핵심 사업 모델 발굴이 시급한 가운데 구 대표는 디지털혁신 사업을 성장 기회로 엿보고 있다.
KT는 30일 서울시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3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하는 등 8개 안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이번 주총에서 '회장' 중심의 1인 경영 체제를 타파하기 위해 회장 직급을 없애고 '대표이사 사장' 체제를 확립했다. 지난해 12월 최종 후보로 낙점된 구 대표는 이날 취임사에서 "KT 임직원 모두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에 최우선을 두겠다"며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고 개인 삶의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구현모 KT 신임 대표이사가 3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취임사를 말하고 있다. 사진/KT
오는 2023년까지 임기를 수행할 구 대표는 5G 신사업 모델 발굴이라는 숙제를 안았다. 지난해 KT를 비롯한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 3사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가상·증강현실(VR·AR), 게임 등 '킬러 콘텐츠' 발굴이 요원한 상황인 데다 5G 통신 품질에 대한 고객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구 대표는 올해 본격화한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다른 산업의 디지털혁신을 지원하며 신사업을 발굴할 전망이다. 그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 등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혁신이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KT 그룹은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의 변곡점을 파악하고 선도한 경험과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2만원선이 깨진 주가의 회복도 구 대표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3개월 동안 KT 주가는 지난해 12월30일 2만7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후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지속해서 하락했다. 이날 주가도 1만90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주총에 참석한 개인·기관 투자자들은 신임 대표를 향해 주가 부양 방안을 여러차례 물었다. 한 개인주주는 발언 기회를 통해 "2만원도 안되는 주가 상황에서 신규 선임된 대표이사가 소액주주의 입장을 중요하게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구 대표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난 26일 1억원 상당의 자사주 5234주를 매입하며 주가 방어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KT 그룹 사업에 역량을 모아 그룹의 지속 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민주동지회 등은 30일 열린 KT 정기 주주총회 시작 전 기자회견을 개최해 구현모 신임 대표이사의 불법경영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한편 이날 주총 시작 전 KT민주동지회, KT노동인권센터 등은 기자회견을 열어 구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민주동지회는 "구현모 사장은 황창규 전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불법경영 당사자"라며 "구현모 신임 사장은 황창규 전 회장의 적폐와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