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5세대(5G) 통신 가입자 증가 속도가 LTE 도입 초기 대비 둔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용화 2년차를 맞아 5G 가입자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악재다. 타개책으로 커버리지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금을 지속해 늘리기도 통신사로서는 부담스럽다. 때문에 자구책으로 지난해 5G폰 지원금을 늘려 가입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9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약 10개월간 536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기준 7.8% 비중이 5G 가입자인 셈이다. LTE 초기와 비교해보면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LTE는 2011년 7월 상용화 이후 이듬해 5월까지 610만4033명의 가입자를 모집했다. 해당 시점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대비 11.5%가 LTE로 전환했다.
5G 가입자 증가율이 지난해 8월 전월 대비 46.2% 증가한 이후 10월 14.9%로 둔화했고, 12월부터는 한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 요인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속되는 5G 품질 이슈를 조기 불식시키지 못할 경우 장기적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기지국과 중계기 등 필수 장비를 LTE 대비 더 많이 설치해야 하는 5G 특성상 안정하 단계로 진입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면서 "5G 가입자 모집에 장애가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 도심 전자기기 전시장에서 시민들이 이동통신3사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정적인 5G 네트워크 공급, 가입자 확대 등을 위해 통신 3사는 투자 확대에 나섰다. 네트워크 투자 규모를 상반기 2조7000억원에서 4조원 수준으로 앞당겨 집행하기로 했다. 실내 기지국도 2000여곳에 새로 설치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네트워크 설치가 예상대로 진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반기 내 투자가 제대로 진행된다 해도 커버리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품질 안정화를 위해 투자금을 지속하는 것 또한 재무적으로 부담이다. 통신 3사는 지난해 8조원에 달했던 설비투자 비용을 올해는 줄인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단기간 5G 가입자 확대 효과를 노리기 위해 통신 3사는 지난해 판매됐던 5G폰에 보조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택했다. 올해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재고를 소진하려는 목적도 있다. 가장 공격적인 곳은 LG유플러스다. 이 회사는 이달 들어 5G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90과 5G 플래그십 V50S 씽큐의 공시지원금을 대폭 인상했다. 갤럭시A90의 경우 5만5000원 요금의 경우 35만6000원이, 11만5000원 요금의 경우 55만원이 지원된다. A90의 출고가는 69만9600원이다. V50S도 39만~60만원까지 지원된다. SK텔레콤과 KT도 적지 않은 수준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신규 가입자가 다소 주춤하면서 재고로 남아있는 제품 위주로 지원금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마케팅비를 보수적으로 운영하려 하지만 5G에 대한 수요를 늘리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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