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산유국들의 감산합의가 시행되자 마자 유조선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그동안 저유가로 운임 상승 효과를 본 유조선 시장은 앞으로 저운임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하루 970만배럴 감산 합의가 이달 1일부터 발효됐다. 일일 970만배럴 감산은 오는 6월 말까지 이어진다.
산유국들의 감산합의가 시행되자 마자 유조선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그동안 저유가로 운임 상승 효과를 본 유조선 시장은 앞으로 저운임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사진/삼성중공업
앞서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발표했을때도 유조선 시장은 별다른 충격을 입지 않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에 따르면 합의 후인 4월27일에도 중동-중국 항로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일일 스팟운임은 16만9491달러로 매우 높았다.
저유가를 틈타 재고를 비축해두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유국들이 본격적으로 감산에 돌입하면서 유조선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달 1일 VLCC 운임은 7만9794달러로 전달 말과 비교해 10만달러 이상 떨어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7일에는 5만2074달러로 더 줄었다. 연초부터 줄곧 고공행진하던 유조선 운임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예상보다 감산에 따른 운임 영향이 크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산유국들이 1일부터 970만배럴을 감산한다고 발표했을 때만하더라도 규모가 적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적은 감산 규모에도 운임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산 조치가 본격 시작되면서 운임 하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해상운임선물거래(FFA)에서 9월물 선물 가격이 WS(월드 스케일) 38로, 스팟운임 환산시 하루 4만달러다. 손익분기점(3만달러)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 그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가가 상승할 경우 해운사의 비용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선박 한척의 운영비용 중 연료유가 30~40% 정도 차지하는데 유가 상승으로 선박 연료유 가격도 올라갈 것"이라며 "저운임에 선박연료가 상승은 해운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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