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실패한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대신 중국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7일(현지시간) CNN 글로벌 타운홀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그는 대통령으로서 실패했다”며 “특히 이 도전(코로나19 대응)에서 그렇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경고를 놓쳤다고 생각한다”며 “경고는 무시됐다”고 덧붙였다.
고어 전 부통령은 “저는 부통령을 지낼 때 고어는 재임 당시 정보위원회의 긴 보고서와 함께 매일 8년을 보냈지만 국가에 심각한 위험에 대한 극단적인 경고가 있었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이런 경고가 있을 경우 우리는 멈춰서서 쇼를 열고, 미 연방수사국(FBI)이나 미 중앙정보국(CIA) 등 관련된 누구든지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경고를 놓친 후에도 연방정부의 자원을 동원해 대참사를 바로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공식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지난 1~2월 정보기관으로부터 일일 보고를 통해 위험성을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트럼프 대통이이 경고를 무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고어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경제 정상화에 대해 마술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나는 대통령이 다시 마술적인 사고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잡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고 그것은 지금 미국이 대통령직에게 필요로 하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하는 대신 무모하게 주사위를 굴리고 있는 것 같다”며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대신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3분기 경제를 충분히 부풀리길 바라면서 중국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중 보건 당국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를 신속하게 재개할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고어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참여 중인 앤서니 파우치 미 전염병알레르기연구소장의 하원 증언을 막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이 나라에서 가장 좋은 증거를 찾아내고 자유 토론을 통해 검증한 뒤 동지애의 정신으로 무엇이 진실일 가능성이 더 높은가를 함께 결정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며 “과학도 그렇게 작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이 하원에서 증언하는 것을 막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끔찍하다”고 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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