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물질적 자유를 어떻게 극대화시켜야 하는지가 정치의 기본 목표"라며 사실상 기본소득제 도입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여권에서도 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여야가 기본소득제 의제 선점을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 의원 모임에 강연자로 나서 "당에 와서 지향하는 바는 다른 것이 아니다. '실질적 자유'를 이 당이 어떻게 구현해내느냐,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물질적, 실질적 자유'를 놓고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역설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자리나 소득 등 물질적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논리는 기본소득 도입의 이론적 배경이기 때문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 의원 공부 모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물질적·실질적 자유는 곧 기본소득제 도입으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굳이 기본소득제를 말한 것은 아니었다"며 "기본소득제는 간단한 게 아니다. 재원 확보가 없는 상황에선 공감대가 형성돼도 실행이 쉽지 않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빵을 먹고 싶지만 돈이 없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무슨 자유가 있겠느냐. (빵을 살 수 있도록) 가능성을 높여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본소득제 도입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아직 공식적으로는 기본소득제를 놓고 거리를 두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그동안 당 차원에서는 기본소득제의 효율적인 집행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현아 통합당 비대위원은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본소득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한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며 "김 위원장도 경제통인 만큼 (기본소득제 도입)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물질적 자유 극대화를 통한 실질적 자유 확보'를 위해 기본소득 도입을 조만간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이날 기본소득제 및 사회안전망 확충 군불을 땐 만큼 이르면 4일 개최되는 비대위회의에서 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