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분기 실적 먹구름…전분기보다 낫지만 작년엔 못 미쳐
주요사 영업익 10% 감소 전망…키움증권만 선방
2020-06-04 06:00:00 2020-06-04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올해 1분기 코로나19로 어닝쇼크를 시현했던 증권사들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회복의 영향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늘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전분기보다 개선되겠지만, 투자은행(IB) 업황 둔화 등으로 작년 수준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표/뉴스토마토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 등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상장 증권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94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올해 1분기(2015억원)에 비해 회복한 것이지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9.87% 감소한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72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88%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실적 하락폭이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006800)다. 지난해 261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2분기 전년대비 33.4% 떨어진 17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IB 업황 둔화 등에 따른 손익 감소가 불가피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370억원으로 37.6%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금융지주(071050)의 경우 영업이익이 작년 2분기 2718억원에서 올해 2분기 2186억원으로 19.6% 하락할 것으로 나왔다. 금융위기 이후 12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던 1분기(-1679억원)보다는 선방했지만 작년 수준은 회복하지 못한 셈이다. 이어 삼성증권(016360)(1182억원)과 메리츠증권(008560)(1590억원), NH투자증권(005940)(1458억원)의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각각 11.8%, 4.7%, 4.4%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개인투자자 위탁중개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039490)은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년 2분기 653억원 수준이던 키움증권의 영업이익은 올해 2분기 1324억원으로 102.8%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의 수익이 확대된 결과로 분석된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신용공여잔고 회복의 수혜가 가장 큰 증권사"라며 "위탁매매 수수료와 신용공여이자가 순영업손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기준 48%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또 "올해 1분기 어닝 쇼크를 야기했던 상품운용손실 중 1280억원은 주식 평가손으로 코스피 기준 시장지수가 5월 말까지 누적평균(QTD) 16% 상승한 만큼, 2분기에는 평가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와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등에 따라 증권업황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혜진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했던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지수뿐만 아니라 증권사 실적 역시 빠르게 회복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은 주식평가손실, ELS헤지비용, ELS마진콜 등의 이슈로 어닝쇼크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정부의 신속한 유동성 공급, 거래대금 급증 등으로 일회성(one-off) 요인으로 그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IB부문은 주식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 IPO, M&A 등의 딜이 지연되며 1분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은 또다시 역사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주요 증권사의 실적부진을 야기했던 트레이딩 손익의 경우 2분기 회복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난 5월까지 ELS의 발행과 조기상환은 크게 위축된 상황이나 8~9월 이후로는 조기상환 요건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향후 운용이익의 급격한 악화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3월과 5월 기준금리 인하와 전반적인 신용여건 개선으로 채권운용이익 또한 개선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원 이상에서 유지되고 있어 1분기에 이은 브로커리지수익 호조세가 지속되는 등 (업황)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백아란기자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