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연간 100조원대 시장이 예상되는 진통제 시장 대안으로 떠오른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주를 이루는 마약성 진통제에 준하는 효능에 부작용을 없앤 비마약성 품목 개발을 통해 전체 시장 대체가 가능한 만큼 선점을 위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비보존과 올리패스 등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입지를 굳힌 품목이 없는 가운데 막바지 임상을 진행 중인 국내사가 존재하는 만큼, 시장 선점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진통제 시장은 암과 당뇨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규모를 구축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마약성 진통제는 일반적인 진통제 대비 강력한 효능을 기반으로 수술 이후 통증과 같은 중등도 환자에게 사용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1850만명이 의료용 마약류 제품을 사용한 가운데 353만명이 진통제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될 만큼 수요가 적지 않다. 마약성 의약품 사용 환자 2.8명 중 1명이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 셈이다.
하지만 강력한 효능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단 한 번의 최소 용량 사용으로도 구토나 어지럼증, 울렁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중독의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의약품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의 경우, 매년 약 4만명이 마약성 진통제 부작용으로 사망하고 있다. 때문에 그 필요성에도 처방하는 의료인들의 부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마약성 진통제에서 우려되는 부작용은 배제한 동시에 유사한 효능이 기대되는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 개발 성공 품목이 출시될 경우 오는 2024년 10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진통제 시장의 상당 부분 또는 전체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내 절대 강자는 없는 상태다. 미국 바우닥스 바이오가 급성 중등도 통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비마약성 정맥주사형 소염진통제를 개발해 지난 2월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받은 정도가 손에 꼽힌다. 또 다른 업체로는 미국 헤론 테라퓨틱스가 국소부위에 사용 가능한 'HTX-011'의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이달 말 허가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사 가운데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한 기업은 '오피란제린'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비보존이 꼽힌다. 다음달 엄지건막류에 대한 임상 3b상 환자 모집에 나서는 비보존은 이르면 연말 3상 탑라인 결과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다른 국내사 올리패스는 'OLP-1002'의 영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호주 임상 1b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으며 임상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호주 임상을 통해 고관절염 및 슬관절염으로 인해 중등증 이상 통증을 수반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OLP-1002 안전성, 내약성, 효능 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비보존 소속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비보존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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