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정화기자]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는 국내 주택시장 침체를 만회해 줄 분명한 호재입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해외수주에 성공하면 꼭 따라오는 것이 이른바 저가수주 논란입니다.
건설사들이 저가로 입찰해서 수주에 성공해봐야 실속이 없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 건설사들의 저가입찰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우려가 과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우선 우리 건설사들은 해외플랜트 시장에서 유럽과 일본 등 앞선 주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그동안 저가입찰로 우선 일감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는 점인데요.
이들 두 나라가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보니, 우선 이익보다는 수주자체에 초점을 맞춰 수주전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저가수주는 경쟁국들과 비교해서 낮은 수준이지, 절대적인 수준에서는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애초 예상했던 것 보다 이익규모를 다소 줄였다는 것이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저가로 입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한적인 정보망도 저가 입찰의 한 원인이 되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해외 수주는 해당 국가 현지에서 정보를 모으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시장에 진입한 지 얼마되지 않다보니 경쟁국가들이 얼마를 입찰가격으로 제시하는 지 등 정보수집에도 한계가 있어, 불가피하게 저가로 입찰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몇몇 건설사에서는 이 같은 정보수집 네트워크의 한계를 감안해 현지 네트워크조직을 강화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동안의 수주 성공이 '저가' 때문이라고만 보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저가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 못지 않게, 우리 건설사들의 기술력과 특유의 성실함이 현지에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의 한 발주사로부터 '한국 건설사들의 경우 공사기간을 제때 맞춰주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는 평가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발주사는 첫번째 공사는 유럽 업체에 맡겼지만 건설 장비 문제로 공사완료를 차일피일 미뤄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 공사를 우리 업체에 맡겼더니 공사기간이 정확히 지켰고, 이후 이 발주사는 물론 현지에서 한국 건설사에 대한 신뢰가 확산됐다는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이 이제 가격경쟁력보다 기술 등 다른 부문을 더 강화해 수주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유럽업체들이 유로화 약세로 저가공세에 나서고 있어, 지속적 수주를 위해서는 더 이상 저가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뉴스토마토 우정화 기자 withyo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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