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전문수사자문단이 피고발인 중 채널A 기자에 대해서만 심의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 수사팀이 이동재 채널A 기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건의에 대해 대검찰청은 지난달 19일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 한동훈 검사장을 포함한 피고발인 2명의 기소 여부 등을 심의하겠다는 안건을 통보했다.
이에 수사팀은 '관련자 조사와 자료 분석 등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심의가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의견을 대검에 보고했다. 다시 대검은 수사자문단을 소집하되 이동재 기자에 대해서만 기소 여부 등 심의할 예정이라고 수사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팀은 피고발인들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일부는 전혀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기소 여부를 심의하거나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그동안 대검과의 자세한 의견 교환 내용이나 경과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의혹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으로부터 고발된 이 기자의 변호인은 지난달 14일 대검에 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후 대검은 같은 달 19일 수사자문단을 소집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오는 3일 수사자문단을 소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수사가 계속 중인 상황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를 통해 성급히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진상 규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현재 진행 중인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지휘했다.
또 "본 건은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현직 검사장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사건이므로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하라"고도 지휘를 내렸다.
법무부 장관이 수사와 관련해 검찰총장에 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15년 만이며, 역대 2번째다. 앞서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5년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불구속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은 수사 지휘를 받아들이면서도 이를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임기 6개월 만인 그해 10월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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