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북한이 북미 대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미국 국무부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 목표를 거듭 확인한 상황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이 북미 관계의 반전을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비건 부장관은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등과 함께 군용기 편으로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이번 방한은 지난 12월 이후 7개월 만이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의 주요 인사가 방한한 것도 처음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8일 오전 강경화 장관을 접견한 후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양국은 한미 관계를 심화·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주요 양자 현안을 논의하고 역내·글로벌 문제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소화한다. 이는 지난달 이 본부장이 비공개 일정으로 미국을 찾아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한 후 한 달 만이다. 해당 자리에선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은 물론 한미 워킹그룹 운영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한미는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은 물론 남북 협력 사업의 '족쇄'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한미 워킹그룹 운영 방식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지도 주목된다. 관련해 외교부는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한반도 정세 평가 공유 및 상황 안정을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건 부장관이 제재 완화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들고 오지 않았다면 북한은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다시 한 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관건은 비건 부장관이 예고하고 있는 두 차례의 약식 기자회견이다. 비건 부장관은 방한에 앞서 "외교의 문을 계속 열어 둔다면 미국과 북한엔 여전히 양측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시간이 있다"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때문에 비건 부장관이 '스몰딜'로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탑승한 비행기가 7일 경기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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