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범죄수사처 처장 추천위원으로 선정한 장성근 변호사(전 전국지방변호사협의회 회장·사진)이 자진 사퇴했다. 디지털성범죄 집단인 '박사방' 주범 조주빈의 공범을 변호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 변호사는 이날 "3년 전 변론했던 형사사건 당사자가 또 구속됐다며 부모가 찾아와 사건을 의뢰했다. 영통구청 공익근무자로 제법 언론에 많이 보도된 피고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를 추천해 주신(여당)분이 매우 부담을 안고 계시기에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장 변호사가 변호하고 있는 사람은 전 수원시 영통구청 공익근무자 강모씨다. 강씨는 2018년 1월 자신의 고등학교 담임교사 A씨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돼 1년 2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3월 출소했다. 그러나 이후 딸을 살해하겠다며 다시 A씨를 협박하고 조주빈에게 이를 부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3일 <뉴스토마토>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장 변호사가 강씨의 사건을 맞게 된 것은 1차 범행 때다. 강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수원지역 모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2018년 1월 1차 범행을 저지르자 강씨 부모가 담당의사에게 변호사 소개를 부탁했고 담당의사가 장 변호사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1차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후 만기 출소한 뒤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보고 지난해 11월쯤 조주빈과 관계를 맺고 그의 범행을 도왔다. 같은 해 12월에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A씨의 딸을 살해해 달라며 조주빈에게 400만원을 건넸다. 경찰은 강씨를 올해 1월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범죄)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강씨가 구속되자 강씨 부모는 다시 장 변호사를 찾아와 사건을 맡아달라고 부탁해 장 변호사가 이를 수락했다. 이후 조주빈이 3월17일 경찰에 붙잡히면서 이른바 '박사방' 사건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날 여당은 장 변호사가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하고 검사 출신으로 수사와 수사기관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점, 전국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법조계나 사회적으로 신망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공수처장 추천위원으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변호사는 자신의 선정 소식을 전해들은 후 바로 본인이 강씨를 변호하고 있는 사실을 여당에 알렸다고 한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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