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코로나19 노사정 대타협 힘 싣기…경사노위 첫 방문
민주노총은 불참…청와대 "합의정신 충실히 이행할 것"
2020-07-28 12:18:42 2020-07-28 12:18:4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의결한 '코로나19 노사정 협약식'에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비록 민주노총은 불참했지만 역대 3번째 노사정 대타협에 대한 강력한 정부의 이행 의지를 밝혔다.
 
경사노위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제8차 본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을 비롯한 11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문 대통령의 경사노위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노사정 협약의 체결은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주체들이 서로 한발씩 양보해 이루어낸 소중한 결실"이라며 "서로 조금씩 고통을 분담하여 이룬 합의가 기업과 일자리를 지키면서 빠른 경제 회복은 물론 경제적 불평등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 노사정 합의정신을 존중해 약속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면서 △잠정합의문 내용 3차 추경 증액반영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위한 로드맵 마련 △국민취업지원제도 단계적 확대 △상병 수당 사회적 논의 추진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앞으로 보다 본격화될 디지털 경제가 가져올 혁명적인 사회·경제적 구조 변화와 일자리의 변화 속에서 우리가 포용적인 사회를 유지해 나가려면 사회적 합의와 대타협이 더욱 절실하다"며 "경사노위가 중심이 되어 노사정이 상생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협약식에는 문성현 위원장을 비롯해 노동계, 경영계, 정부, 공익위원 15명이 전원 참석했다. 노동계를 대표해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경영계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정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합의문에 서명했다.
 
당초 민주노총은 김명환 위원장 주도로 지난 4월 사회적 대화를 공개제의 했고 합의문 마련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핵심의제인 '해고금지' 등이 합의문에 명시되지 않으면서 내부 반발이 커졌다. 김 위원장은 직권으로 노사정 합의문 승인을 임시대의원대회 찬반투표에 부쳤으나 부결됐고, 결국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민주노총의 이탈로 간신히 마련한 노사정 합의가 무산 위기에 놓였지만, 나머지 노사정 주체들이 기존 합의정신을 살리기 위해 합의문 원안 문구 일부를 다듬는 수준으로 수정·보완해 경사노위 의결을 거쳐 그 내용을 이행하기로 했다.
 
노사정 협약은 전문과 본문(5개 장, 22개 항, 63개 목)으로 구성됐다. 전문에는 "국난에 준한 위기를 맞아 기업의 힘만으로는 고용유지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며 노사정의 연대와 협력이 절실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비상한 각오로 이번 사회적 대화에 나섰다"는 내용이 담겼다.
 
본문은 △고용유지 △기업살리기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의료 인프라 확충 △이행점검·후속조치 등 5개 주제로 구성됐다.
 
핵심인 고용유지와 관련해 경영계는 "경영 개선 노력을 선행하고, 상생과 협력의 정신을 발휘해 고용이 유지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고 약속했고, 노동계는 "경영위기에 직면한 기업에서 근로시간 단축, 휴업 등 고용유지에 필요한 조치에 적극 협력한다"고 화답했다. 정부는 고용 취약계층을 보호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고,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청와대 측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은 22년만에 민주노총까지 참여한 사회적 대화의 잠정합의 정신을 경사노위에서 이어받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경사노위 참석과 격려는 향후 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화의 중심적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와 더불어 경사노위에서 논의되고 합의한 사항은 정부가 확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경사노위는 이날 회의에서 플랫폼 노동자 지원 방안에 관한 합의안, 산하 업종별 위원회인 보건의료위원회의 코로나19 위기 극복 합의안, 의제별 위원회인 '양극화 해소와 고용 플러스' 위원회 활동 기간 연장안 등을 의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식’을 끝낸 참석자들과 ‘여럿이 함께’ 문구가 적힌 기념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문 대통령, 손경식 경총회장,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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