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연료 발사체 빗장 풀리자 들썩이는 방산업계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새로운 수요 창출 기대"
2020-08-03 05:31:00 2020-08-03 05:31: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고체연료 발사체 생산 제한 빗장이 풀렸다. 고체연료 발사체에 대한 개발, 생산이 자유로워지면서 수요 창출 기대감에 방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 양국이 지난달 말 미사일지침을 개정해 우주 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됐다. 
 
이에 따라 한국에 있는 모든 기업과 연구소, 한국 국적 모든 개인은 기존의 액체연료뿐만 아니라 고체연료, 하이브리드형 등 다양한 형태의 우주발사체를 아무 제한 없이 생산, 보유할 수 있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지난 1979년 한국의 탄도 미사일 개발 규제를 위해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세차례 개정됐고 이번이 네번째 개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존에는 한미 미사일 지침 제약으로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사용하지 못했다. 연료는 고체연료와 액체연료로 나뉘는데, 액체연료는 추진력이 강하지만 장시간 연료를 주입해야 하고 가격도 높다. 
 
특히 액체연료는 엔진이나 연료통을 부식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발사 직전에 연료를 주입해야 했다. 
 
반면 고체연료는 미사일 안에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없다. 구조가 간단해 무게도 가벼운데다 가격이 저렴하다. 고체연료가 액체연료보다 효율성이 높은 것이다. 
 
이번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우주발사체의 고체연료 사용이 가능해 지면서 민간 기업에서도 우주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고체연료 발사체를 이용한 다양한 기술 개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2018년 3600억달러에서 오는 2040년 1조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의 위성 관련기업도 현재 58개에서 70여개로, 종사 인력은 현재 880여명 수준에서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박수경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통신·관측용 소형위성을 발사체에 올려야 하는데, 이런 소형 발사체 시장에서 경쟁력 향상이 예상된다"며 "데이터 수집을 위한 소형 위성은 지난 10년간 1500여기가 발사됐는데 향후 10년간은 8600여기가 발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전 세계 30여개업체만 진입해 있는 발사 서비스 공급 시장에 국내 기업이 신규 진입할 기회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첫 우주 발사체인 나로(KSLV-I)호. 사진/뉴시스
 
방산업계도 고체연료 발사체 제한이 풀리자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이 불가능했는데 지침 개정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무기나 위성에 대한 수요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와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2021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는 발사체 핵심기술인 엔진과 터보펌프 및 각종 밸브류를 제작 등을 담당하고 있다. 
 
KAI는 누리호의 총조립을 맡아 발사체 조립설계, 조립용 장비 설계 등을 담당한다. 
 
다만 단기간 내 고체연료를 발사체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누리호도 이미 액체연료를 기반으로 개발돼 고체연료를 적용할 수 없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인 발사체에 바로 적용하긴 어렵다"며 "우선은 고체연료 관련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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