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삼성전자의 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은 매출 20조4700억원, 영업이익 1조1800억을 올렸다. 같은 기간 LG전자에서 생활가전 사업을 영위하는 H&A사업본부는 매출 10조5731억원, 영업이익 1조3815억원을 기록했다.
양사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줄어들었지만, 전 세계 주요 시장의 봉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1조원대를 넘어서면서 저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이지면서 기술력을 앞세운 양사의 '신가전' 제품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월풀, 일렉트로룩스 등 글로벌 가전 제조사들이 코로나19로 실적이 급락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돋보이는 성적표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역대 최대치인 13.1%를 올려 수익성까지 챙겨갔다. LG전자는 2017년 이후 4년 연속으로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가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테마로 현대작가들과 협업 내놓은 ‘아트 시리즈’ 작품. 사진/LG전자
업계의 시선은 이제 하반기로 돌아간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로 위생 인식이 높아지면서 올해 국내 신가전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보다 3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주춤했던 해외 시장에서도 이연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양사는 변화한 생활 환경에 맞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만발의 준비를 마쳤다. 온라인 판매 비중을 높이고 언택트 관련 다양한 시도를 거치는 등 마케팅 차원에서의 준비도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즘' 비전을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 가전'을 공략 포인트로 삼고 있다. 국내에서 호평을 얻은 '비스포크 냉장고'와 '더 세로 TV' 등 인기 품목을 해외 시장에도 내놓는 한편,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에어드레서, 건조기와 같은 건강관리 제품의 영향력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삼성전자 CE 실적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환경이 가전, TV의 온라인 구매를 자극하고, 바이러스 예방차원의 위생가전 수요증가로 직결돼 제품믹스 향상에 따른 개선세가 확실시 될 것"이라면서 "하반기 전사 영업이익은 세트 판매 호조가 반도체 감익을 상쇄하며 상반기 대비 24.9%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중심 전략 기조를 이어간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이 상반기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오른 것도 탄탄한 프리미엄 수요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LG전자는 또 시장 변화에 적기 대응해 매출을 확대하고, 원가구조 개선 및 자원투입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 노력도 지속할 방침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의 핵심 사업부인 가전과 TV 모두 코로나19라는 외부 변수 속에서도 양호한 이익률을 시현했다"면서 "코로나19를 탈피하자마자 전년동기 대비 증익으로 돌아서며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은 최고치를 갱신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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