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코로나19와 전국적 폭우로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멈춰섰다. 때문에 이낙연 당대표 후보자를 추격하는 김부겸·박주민 후보자의 판세 역전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예정된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전북 남원시 금지면에서 봉사활동에 나섰다. 남원 금지면은 섬진강 둑 붕괴로 마을 일대가 물에 잠겨 폭우 피해를 크게 받은 지역 중 한 곳이다.
수해 복구 현장에서 한 자리에 모인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선거운동용 메시지를 전하기보다는 봉사활동에 집중했다. 다만 당대표 후보들은 일제히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지원금 현실화를 약속했다.
이 후보자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피해 규모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도 "남원시는 지난주에 발표된 7개 시·군에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수일 이내에, 며칠 이내로 특별재난지역에 추가 선포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복구지원금 지급 기준을 현실화하기로 했다"며 "기대하는 만큼의 대폭적인 인상까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꽤 많은 정도로 현실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빠른 피해 복구에 도움 될 수 있도록, 차질 없게 하겠다"며 "여러분의 기대만큼은 아닐지라도 코로나19 어려움에 수해까지 더해진 이 아픔은 온 국민이 함께 느끼고 있다"고 위로했다. 박 후보자도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이 공공시설 위주로 돼 있는 부분을 개선해 민간 농가 피해에 대해서도 선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록 수해현장에서 후보자들이 공통적 메시지를 전달하긴 했지만 선두에서 달리고 있는 이 후보자를 제외하면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 선거운동에 차질이 생긴 상황에서 부동산 논란과 대규모 수해 등 여권에 악재가 잇달아 발생해 2년에 한 번 치르는 전당대회 흥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악재가 당 지지율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까지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전당대회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통상적으로 전당대회 전후에 '컨벤션 효과'로 불리는 지지율 상승 현상이 일어나는데 현재 민주당은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
때문에 당권주자들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서로 다른 메시지를 표출하고 있다.
이낙연·김부겸 후보는 자성론을 내놨지만 다소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부동산 등 문제에 적절히 대응을 못해 국민 걱정을 키웠다"고 말했고, 김 후보는 "무한 책임을 지는 여당으로서의 자세 전환이 부족하다. 사과하고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보겠다고 솔직하게 국민에게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박 후보는 정부 정책에 손을 들며 "지금까지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올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집값 안정화 효과가 날 것"이라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부동산 문제의 경우 전당대회의 큰 표를 차지하는 친문 당원들의 표심을 흔들 수 있는 만큼 각 후보들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해로 멈춰선 선거운동의 중단은 이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지난 주말 예정됐던 광주·전남, 전북 대의원대회 및 합동연설회가 취소됐고 향후 일정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당대회 전부터 거론되던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말이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된 상황에서 선거운동 중단은 이 후보를 추격하는 두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는 세명의 후보자 간에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이번 전당대회 합산이 전국 대의원 투표(45%)와 권리당원 투표(40%), 일반 국민 여론조사(10%), 당원 여론조사(5%)에서 결정되는 만큼 '친문 표심'이 이 후보자에게로 향할 것이라는 분석도 더해진다. 이 후보자가 '핵심 친문' 후보는 아니지만 현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온 만큼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이낙연(오른쪽 부터), 김부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2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하도마을을 방문해 집중호우 피해상황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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