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상대 '검찰 계좌 추적 의혹' 드러날까
시민단체, 유시민 이사장 명예훼손 등 혐의 고발
2020-08-13 15:50:31 2020-08-13 15:50:31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노무현재단에 대한 검찰의 계좌 추적 의혹을 제기한 유시민 이사장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됐다.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 실제 계좌 추적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확인 절차도 진행될지 주목된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13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유 이사장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이종배 법세련 대표는 이날 고발장 제출에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검찰에서 노무현재단 계좌 추적 사실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는 점과 유 이사장이 계좌 추적 주장에 대한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유 이사장의 주장은 허위의 사실로 볼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유 이사장은 허위의 사실을 유포해 한동훈 검사장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했으므로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과 형법 제307조 제2항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해 12월24일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어느 경로로 확인했는지 지금으로선 일부러 밝히지 않겠지만,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재단 계좌를 들여다본 사실이 있는가. 있다면 사전에 알았나. 제 개인 계좌를 들여다봤는가"라며 "재단이든 개인 계좌든 들여다봤다면 어떤 혐의로 계좌 추적 영장을 발부받았는지 내용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날 "검찰은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가족의 범죄에 대한 계좌 추적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법 집행 기관에 대한 근거 없는 악의적 허위 주장을 이제는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즉각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시선집중'에 출연해 "서울남부지검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안 본 것은 확실하다. 왜냐하면 서울남부지검이 봤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서울남부지검이 신라젠 재수사를 시작한 후가 아니고, 작년 11월 말이나 12월 초쯤이라고 본다. 그 당시 한동훈 검사가 있던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주거래 은행에서는 아무것도 말을 못 해준다고 해서 대검에 계속 질의를 했다"며 "6개월이 지났는데도 계속 말을 못 해준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무현재단은 입금 계좌와 출금 계좌 등 계좌가 두 종류가 있다"며 "검찰이 수사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던 분들 중에 후원회원들이 여럿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연결계좌를 본다는 명분으로 입금 계좌는 봐도 되지만, 만약 사업비 출금 계좌를 봤다면 이건 불법 사찰이다. 저는 지금도 검찰이 사업비 지출계좌를 봤다고 추측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유 이사장은 지난 11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지검이나 기관을 통해 조회했건 그 정보가 도착한 곳은 대검이라고 본다"며 "우리 주거래은행은 국민은행 서강지점이다. 자기들이 억울하면 확인해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 "대검이 국민은행에 재단 계좌의 열람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다"며 "내가 있지도 않은 일로 의심하고 비판해서 억울하다면 사실을 확인해 나를 혼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는 지난 6월8일 신라젠의 불공정 거래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언론에서 제기된 신라젠과 관련된 정·관계 로비 의혹은 그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문은상 신라젠 대표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가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채널A 기자 구속영장 발부와 관련해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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