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론스타, 엘리엇 등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사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상설 전담조직을 마련했다.
법무부는 ISDS 사건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지난 4일 법무실 산하에 국제분쟁대응과를 신설했다고 20일 밝혔다. 국제분쟁대응과는 전문가 인원으로 정부법무공단 파견변호사 1명을 포함해 변호사 자격자 14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우선 국제분쟁대응과는 ISDS 사건의 증거 수집, 서면 작성, 심리기일 참석 등 ISDS 대응 실무를 전담해 수행한다. 또 정부 대리 로펌을 지휘·감독하고, 사건의 중요성과 난이도 등을 고려해 일부 ISDS 사건에 대해서는 중재 대리인으로 외부 로펌을 선임하지 않고 자체 수행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전문성을 축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제기된 ISDS 사건의 높은 청구 금액과 대응 과정에서 소요된 큰 비용과 노력 등을 고려해 ISDS 사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투자유치 과정 등 분쟁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분야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분쟁 발생이 가시화되면 이를 사전에 분석해 조언을 제공한다. 또 정부 부처, 지자체 등에 대한 ISDS 예방 교육을 시행하며, 투자자의 민원이 자주 제기되고 관련 정보가 취합되는 관계 기관과 정보를 공유한다.
국제분쟁대응과 신설에 따라 현행 ISDS 분쟁 대응 체계는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차관·차관보급으로 구성된 국제투자분쟁 관계부처회의 △관계부처 실·국장급으로 구성된 국제투자분쟁대응단(단장 법무부 법무실장) △소송 수행 실무를 담당하는 실무팀인 법무부 국제분쟁대응과 등으로 이뤄진다. 국제분쟁대응과는 그동안 국제법무과가 담당했던 실무팀 업무를 전담한다.
앞서 정부는 ISDS 사건마다 주무 부처와 대응 체계가 달라 일관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2018년 이후 제기된 ISDS 사건의 주무 부처를 법무부로 통일했으며, 지난해 4월 '국제투자분쟁의 예방 및 대응에 관한 규정(대통령 훈령)'을 제정해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법무부에 설치했다.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이 출범한 이후 그해 9월24일 최초로 판정이 선고된 미국인 투자자의 토지수용 ISDS 사건에서 전부 승소하는 소기의 성과도 달성했다.
하지만 더 효율적인 ISDS 대응, 전문성 축적과 체계적인 ISDS 예방 활동을 위해 별도의 상설 전담조직을 구성할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에 따라 지난 4일 국무회의 의결로 법무부 법무실 산하에 ISDS 대응과 예방 활동을 전담하는 국제분쟁대응과를 신설했다.
ISDS는 투자자가 투자대상국가의 조치로 손해를 입은 경우 국제중재 절차를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며, 지난 2012년 론스타 사건 이후 현재까지 우리 정부를 상대로 8건의 ISDS가 제기됐다. 이 중 3건이 종료됐고, 현재 론스타, 엘리엇, 메이슨, 쉰들러, 중국 투자자 사건 등 5건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국민이 외국을 상대로 ISDS를 제기한 사건은 지난달 31일 기준 8건으로 파악된다.
현재 진행되는 ISDS 사건 중 46억8000만달러(5조5552억원) 규모로 청구액이 가장 큰 론스타 사건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4회에 걸쳐 심리기일이 진행된 후 절차종료선언이 이뤄지지 않던 중 올해 3월6일 의장중재인 조니 비더의 사임으로 절차가 정지됐고, 6월23일 이안 비니가 새 의장중재인으로 선정되면서 절차가 재개된 상태다.
강성국 법무부 법무실장은 "정부는 8년 가까이 마무리되지 못한 론스타 ISDS 사건을 포함해 기존 ISDS 사건에서 최선을 다해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며 "ISDS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도록 분쟁을 예방하고,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법무부 법무실 산하 국제분쟁대응과 현판식에서 오흥세 국제분쟁대응과 검사, 강성국 법무실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기영 법무부 차관, 한창완 국제분쟁대응과장, 유새롬 국제분쟁대응과 검사(사진 왼쪽부터)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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