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금호타이어(073240)가 지난달 비정규직 지회에 의해 법인통장을 압류당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번달 월급 미지급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사측은 법원에 압류 집행정지를 요청하면서 문제해결에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최근 광주고등법원에 압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통장 압류가 장기화되면 회사는 대외 신뢰도 하락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했으며,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공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광주지법은 지난달 30일 비정규직 지회가 제기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받아들였고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 법인계좌를 압류했다. 올해 1월 광주지법 1심 재판부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원고들이 금호타이어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판단하고 정규직 사원과의 임금차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상자는 414명이며, 금액은 약 204억원이다.
금호타이어는 법인계좌 압류로 금융거래가 중단되면서 지난달 말 지급 예정이었던 휴가비, 수당, 납품업체 대금 등을 지불하지 못했다. 또한 오는 27일 급여일을 앞두고 월급을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도 커졌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법원에 압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사진/금호타이어
정규직 노조는 “휴가 전 지급되어야 할 휴가비와 수당을 받지 못했으며, 조합원들은 8월 급여에 대한 미지급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사측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 현장에 안정감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 측은 “비정규직 지회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급여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으며, 법원이 조만간 압류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의 위기가 고조되자 지역사회에서도 사측과 지회 간 조속한 합의가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는 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금호타이어는 감산, 사무직 유급휴직 시행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면서 “법인계좌 압류로 직원 급여는 물론 협력업체 물품대금까지 지급하지 못하는 유동성 위기 상황이 발생해 지역경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호타이어 6개 협력회사가 지난달 31일 경영난을 이유로 금호타이어와의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최근 폭우로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의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면서 “지역 경제계는 금호타이어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하루빨리 노사가 한 자리에 모여 쟁점사항들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금호타이어는 2019년 영업흑자에서 올해 상반기 500억원이 넘는 적자로 전환됐다. 사진/뉴시스
한편, 금호타이어는 올해 실적이 악화된데다가 임단협에서도 난항이 예상되면서 어려운 시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 9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19년에는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단가정책 시행, 비용 및 원가절감 등을 지속한 결과 57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184억원의 손실을 봤고 2분기에는 354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또한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월 12만304원(5.3%) 인상을 포함해 총고용 보장을 위한 미래비전 제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복지 원상회복, 최저임금 재산정 및 성과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 통장 가압류, 공장침수에 따른 공장 불가동 등 각종 어려움이 산적해 있지만 조합원의 총고용과 생존권은 맞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최근 유동성 위기에 예상치못한 폭우로 인한 공장 경영정상화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해 재도약의 기점으로 삼은 만큼,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노조 및 지회와도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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