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금호타이어(073240)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몰입해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비정규직 노조가 운영비 통장을 압류하고 도급업체가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등 과제가 쌓이고 있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코로나19로 경영상황이 악화하면서 지난 4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전대진 사장을 비롯해 임원의 급여를 20~30% 반납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축소하는 내용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사진/뉴시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원재료 수급,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이동 제한 조치, 소비심리 위축, 공장가동 중단 등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고 타이어업계도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2분기 10분기만에 영업흑자를 내고 이후 3분기 연속 기조를 유지하다 올해 1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분기도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수요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2~3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점과 타이어 업계의 경쟁상황을 고려하면 경영정상화를 낙관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실적 개선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태다. 최근 금호타이어 사내 협력사 6곳이 이달 말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금호타이어가 경영 위기로 도급 계약액을 낮추면서 적자를 지속해왔고 손실도 보전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다.
금호타이어는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뒤 설득에 나섰지만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업체를 모집하고 있다. 새로운 업체가 들어오지 않으면 생산 등 공장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기존 사내 협력사에 소속된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달 금호타이어 운영비 계좌를 압류하기도 했다. 직접 고용과 임금 차액 204억원 지급 요구를 금호타이어가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통장 압류 직후가 금호타이어의 여름 휴가 기간이었고 거래처가 양해해주면서 대금결제로 아직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고 신용도가 하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 전환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비상경영에 들어간 금호타이어는 사실상 수용할 여력이 없어 해법이 마땅치 않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회사가 살아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경영정상화에 힘을 모아 달라고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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