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가 오는 9월 정기국회 개원에 합의했다. 다가오는 9월 국회에서도 여당의 입법안 추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부동산대책 후속법안을 비롯해 일하는 국회법, 권력기관 개혁법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해 피해에 코로나19까지 재확산되면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논의도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0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이 전했다. 한 공보수석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여야가 21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를 오는 9월1일 개원하기로 하고,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순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정감사는 10월초쯤 시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구체적인 일정 등은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에 협의하기로 했다. 여야는 9월 중에 본회의를 열어 민생 관련 주요 법안도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국회 일정 협상이 마무리되면 민주당은 부동산대책 후속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표준임대료제 도입을 위한 주거기본법 개정안, 주택 임대차 관계에서 발생하는 분쟁의 심의·조정을 담당하는 기구를 설치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등이 대상이다.
7월 국회 때 처리하지 못한 '일하는 국회법'도 우선 대상이다.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을 폐지해 국회의장 산하 별도 기구에 두고, 법사위는 윤리특위와 합쳐 윤리사법위원회로 개편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여야가 이날 총 12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는 국회 윤리특위 구성에 합의한 만큼 향후 윤리사법위원회로 논의가 진전될 지 주목된다.
경찰청법 및 국가정보원법 개정 등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된 법안도 중점 처리 대상으로 꼽힌다. 다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과 함게 쟁점이 첨예한 과제들을 우선 추진하기보다는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수해 등 국가적 재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공수처를 둘러싼 여야 정쟁은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여당에게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도 여야 논의 대상이다. 민주당은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 완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여야 합의에 의한 특별법 제정을 통해 수도 이전 문제를 매듭지으려 하고 있다. 다만 통합당에서는 "부동산 실정 책임 회피성 기획"이라며 행정수도 이전 관련한 국회 특위 구성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법안도 9월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5·18 3법'을 당론으로 정하고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5·18역사왜곡처벌법, 5·18공법단체법, 5·18민주화운동 예우·보상법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호남 민심잡기에 나선 통합당도 5·18 유공자에 대한 예우 강화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이 민주당의 '5·18 3법'에 대한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주목된다.
9월 국회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국회법 개정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온라인상 표결 효력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 현행 국회법을 개정하면 본회의·상임위 회의에서의 법안 '원격' 표결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사무처가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코로나19 대응팀'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회동에서는 영상회의 시스템을 갖추는데 두 달여간의 공백이 생기는 만큼 기존 영상회의실을 적극 활용하자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4차 추경 편성 여부도 쟁점 현안이다. 통합당을 비롯한 야당에서는 수해 피해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4차 추경 편성을 촉구하고 있다. 통합당과 국민의당에서는 수해 복구 지원을, 정의당에서는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한다. 4차 추경 편성에 거리를 뒀던 민주당에서도 최근 변화가 감지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은 법안 처리 과정에서 통합당 등 야당과의 대립은 당분간 자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당에서는 9월 국회에서 여당에 의한 일방적인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구성을 관철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 내부에서는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구성을 의무화하는 국회법 개정안까지 발의한 상황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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