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 겸손으로 더욱 빛나는 지혜, 법관 출신 신중권 변호사와 완전 필드형 최기철 기자가 엮어 내는 '개념 있는 시사법조 비평' <법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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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법썰의 최기철입니다.
희대의 성폭행범죄인 '상황극 성범죄 사건 판결문'을 저희 법썰팀이 입수했습니다. 판결문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기존 언론보도와는 많이 다른 점들이 확인됐는데요.
우선 지시자는 피해자의 맞은 편에 사는 사람이었고, 평소 피해자를 지켜봤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와 지시자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는, 우연적이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지시자는 상황극 성범죄 외에 이웃에 사는 여성들을 몰래 훔쳐보면서 사생활 장면을 촬영하고, 이를 빌미로 협박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성범죄 형사사건 전문가이신 법무법인 거산의 신중권 변호사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질문]
-변호사님, 우선 재판부가 첫 공판에서 검찰에게 예비적 공소사실로 간접정범에 의한 주거침입강간을 추가할 것을 검토했지만 검사가 응하지 않았군요. 주거침입강간 교사와 간접정범에 의한 주거침입강간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그런데 검찰은 왜 재판부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을까요?
이번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피고인 B이 제의한 강간상황극이 아니라 실제로는 피해자에 대한 강간일 수 있음을 알았고, 이를 용인하였는지’ 여부입니다. 재판부도 실행자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을 상당히 의심하기는 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따져보겠습니다.
-우선 실행자 자신도 지시자가 제의한 강간상황극이 사실인지 의심을 하긴 했군요. 그러면서도 지시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하지도 않고 제의에 응했는데,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어떻게 판단했습니까?
-실행자는 지시자와 함께 설정한 것과는 다르게 피해자가 문을 열어줬지요. 그런데 이에 대해서도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군요? 상황극이라는 변태적 성관계에서는 오히려 이런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당시 상황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부분이 1차 시도가 실패한 뒤 지시지가 실행자에게 보낸 문자 내용입니다. "올라가서 시작하세요"라고 했는데 실제 강간 상황극이라면 "올라와서 시작하세요"라고 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피해자가 어플 상대방인지 확인을 전혀 하지 않고 바로 성폭행을 시작했습니다. 또 어플 대화에서는 강간상황극이 끝나면 애인처럼 대해주겠다고 했는데, 피해자는 당연히 그러지 않았죠.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실행자는 의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성폭행의 고의는 사후에도 인정될 수 있는 겁니까?
-실행자는 지시자가 사건 장면을 훔쳐보는 사이 잠깐 성폭행을 멈췄는데, 이 때 피해자가 휴대전화로 112에 신고하려 하자 성폭행을 종료한 뒤 휴대전화를 빼앗아 강가에 버렸습니다. 실행자는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한 것도 연기라고 봤을까요?
-실행자는 범행 후 피해자 지에서 나와 들고 나온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강가에 버렸지요. 또 귀가한 직후에는 지시자와 어플에서 주고받은 메시지를 확인하고 이를 모두 삭제한 뒤 어플에서 탈퇴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없습니까?
-재판부가 법리적으로 실행자로서는 강간이라고 인지할 수 없었다고 판단한 부분을 보겠습니다. 바로 피해자의 반항 부분입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반항이 소극적이었고, 그래서 실행자가 더 더욱 상황극으로 믿었을 수 있다는 논리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하지만 피해자는 이에 대해서 '놀라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소리를 지르지 않았고 겁도 나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고 반박했군요.
-실행자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절도했다는 공소사실 부분, 이 부분은 재판부도 "피해자가 휴대전화로 112 신고를 하려하자 피해자로부터 휴대전화를 빼앗아 피해자의 집에서 나온 후 이를 피해자에게 반환하지 아니하고 강가에 버린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고 했지요. 그렇다면 절도가 아니라 강도 아닌가요?
-재판부는 지시자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하면서 유리한 양형 사유로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범행을 인정한 점, 절도죄 등 3차례 이외 별다른 처벌 전력 없는 점을 들었습니다. 양형은 적당한 것인가요?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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