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하이일드 펀드(High yield)에 대한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이 올해 말로 일몰되면서 비우량 회사채 시장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도 BBB등급 이하 채권에 투자하는 대신 공모주 전체 물량 대비 10%를 우선 받아왔던 만큼 혜택 일몰시 투자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평가다.
1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의 순자산은 9600억원으로 올해 들어 465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에서 4조2881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이일드펀드에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대어들이 기업공개(IPO)시장에 뛰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하이일드펀드는 코넥스 상장 주식이나 BBB+등급 이하 채권을 45% 이상 편입하는 등 총 자산의 6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할 경우 공모주를 10%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공모주 투자대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또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일환으로 2014년 하이일드펀드에 분리과세(2017년 일몰)와 공모주 우선배정권을 부여하며 비우량 회사채 시장 활성화를 꾀해왔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 IPO 대어들이 증시 입성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당분간 하이일드펀드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오는 12월말 종료되는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 연장 여부에 따라 큰 폭의 자금 유·출입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하이일드 펀드는 공모기업과 중·소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 유인책이 공모주 우선배정안"이라며 "이미 분리과세혜택이 종료된 상황에서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까지 소멸될 경우 투자자들은 굳이 투기등급채권 등 높은 위험의 자산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평가했다.
비우량 채권에 대한 투자 유인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올해 하반기 처음으로 BBB급 공모채 발행에 나선
두산(000150)은 5%대 고금리에도 수요예측 미매각이 발생했으며 A-급인
대우건설(047040)의 경우 발행예정액의 10%만 모집되며 흥행에 실패했다.
운용사 다른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저신용 등급 기업의 발행물량을 충분히 소화하기 위해서는 늦기 전에 일몰 연장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몰 연장을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 금융투자협회와 금융위원회가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자율규제위원회서 심의·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소액투자자 우대와 같이 공모주 배정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일몰 연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투협 한 관계자는 "일몰 시한은 이미 오래 전에 결정된 것이지만 종료가 다가오면서 여러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우선 배정 혜택 연장을 놓고 업계의 여러 의견을듣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몰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오면) 운용업계에 관련 공지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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