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은행들이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연금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 조직과 시스템을 개편하고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도입하는 등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퇴직연금 운용 자산은 갈수록 늘어나는 데 비해 수익률은 여전히 1%대에 그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수익률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 사업을 위한 고객 자산관리와 마케팅 시스템 개발업체 선정에 나섰다. 최근 차별화된 퇴직연금 상품을 위해 그룹 계열사와 협업을 강화하면서 하나생명보험과 함께 퇴직연금 전용 자유적립식 원리금 보장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앞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퇴직연금 사업을 정비하며 관련 조직을 강화한 바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계열사들을 아우르는 퇴직연금사업부문을 신설했다. KB금융의 경우도 연금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자산관리부문 내 연금본부와 연금기획부 조직을 구성했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퇴직연금 사업체계를 개편하면서 조직을 신설하고 대고객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했다"며 "자산운용 면에서도 전략적인 자산 배분과 AI를 활용한 로봇어드바이저 도입 등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업들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지적은 계속돼왔다. 올해도 상반기 기준 1%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적금 이자만도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익률은 평균 1.16% 수준이었다. 그나마도 1분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마이너스 수익률이 플러스 전환된 것이다.
반면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4대 은행의 상반기 기준 퇴직연금 운용 자산은 74조6837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 72조4012억원에서 6개월 새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이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연금사업 역량 강화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