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긴급 운영자금을 대출 받아 버티는 상황에서 경제적 충격이 더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 은행연합회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금리는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해 평균 3.24%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대출금리는 지난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6월 평균 2.71%를 기록하며 전월(2.83%)보다 낮아진 이후 7월 3.02%, 8월 3.21%로 평균 금리가 계속 상승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급등했다는 점에서 리스크 우려가 불거지는 분위기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상반기 254조3885억원으로 연초 대비 16조9825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동안 7조7000억원 가량 늘어난 데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출도 지난 8월 258조5145억원, 9월 263조5810억원에 이어 지난달 266조7188억원으로 계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 사태와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은행권 대출금리가 최근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9월 기준 은행권 대출금리는 2.66%로, 전월(2.63%)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소폭 상승했던 5월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던 금리가 상승 전환했다.
특히 기업대출 중 대기업 대출금리는 2.43%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낮아졌지만,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86%로 0.06%포인트 올랐다. 이는 가계대출금리가 0.04%포인트(2.55%→2.59%) 오른 것과 비교해도 상승폭이 더 큰 수준이다. 금리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경우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이자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은행권 내 부실 대출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5대 은행이 코로나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를 연장한 금액은 약 36조원, 이자상환을 유예한 규모만 약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내년 3월까지 대출만기와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연장하면서 잠재적 부실채권 규모는 더 확대될 수 있다.
실제 한은은 이자비용도 감당 못하는 한계기업들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14.8%에 해당됐던 3457개 한계기업이 올해는 5033곳(21.4%)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기업 10곳 중 2곳이 한계기업에 속하게 된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