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교사가 강제성이 없는 자율연수에 참여한 것도 공무수행에 해당하므로 연수 일정 중 사망했다면 유족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김국현)는 A씨의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순직·위험직무순직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공무 수행 중 사망했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결정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중학교 교사였던 A씨는 한 연구회가 지난 2019년 1월 호주에서 주최한 교사 자율연수에 참여했다. A씨는 이 기간 카리지니 국립공원에서 진행된 일정 중 탐사 장소인 펀풀(fern pool)에서 수영하다가 구조돼 병원에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A씨의 유족은 순직 유족급여를 신청했지만, 인사혁신처는 "이 사건 연수는 참여 강제성이 없는 자율연수로 참가자들 개인이 비용을 부담했고, 연수 내용과 결과에 기관장이 관여하지 않아 공무수행으로 보기 어렵다. A씨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A씨 유족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연수는 소속 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공무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참여 강제성이 없는 자율연수로 연수 비용을 참가자들 개인이 부담했다는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교원의 국외 자율연수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목적으로 한다"며 "이 사건 연수 목적은 '과학 교사의 전문성 향상', '교수·학습자료 개발과 체험학습 운영 방법 연수'로 국외 자율연수 목적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또 "국외 자율연수에 관해 법령과 교육청의 지침에서 규정되지 않은 사항은 학교장 책임하에 진행된다"며 "A씨는 학교장에게 이 사건 연수계획서를 제출해 승인을 얻고 이 사건 연수에 참가했고, A씨의 근무상황부에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연수'로 기재됐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A씨가 펀풀에 들어간 행위가 이 사건 연수 목적에 반하거나 연수 내용과 관련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는 공무인 이 사건 연수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인정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펀풀은 카리지니 국립공원의 일부이고, 이 사건 연수는 2019년 1월17일 오후 6시쯤 펀풀을 마지막으로 카리지니 국립공원 탐사를 마칠 예정이었다"며 "A씨의 사망사고는 연수 일정 중 연수 장소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연수 참가자들은 수영이 가능한 사람들이 대표로 폭포 아랫부분까지 수영해 가 관찰하기로 했다"며 "A씨를 포함한 3명의 교사가 입수했고, 나머지 참가자들은 주변에서 대기했다"고 덧붙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김국현)는 A씨의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순직·위험직무순직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사진은 서울행정법원 청사. 사진/서울행정법원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