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폭행 의혹을 부인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고시생들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됐다.
사법시험존치를위한고시생모임은 12일 박범계 후보자를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이 단체는 고소장에서 "피고소인은 사법시험을 살려 달라며 무릎 꿇고 읍소하던 고시생을 폭행한 것이 사실임에도 언론 인터뷰에서 '폭행은 없었고, 오히려 고시생들에게 맞을 뻔했다'는 명백한 허위사실을 말해 신문지상과 방송에 보도케 한 것은 고소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시생모임은 피고소인에게 미리 연락하고 당산 오피스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2인 1조로 각 출입구에 대기하고 있다가 정문 쪽에서 피고소인이 나타나자 무릎 꿇고 사법시험을 살려 달라 읍소를 했지만, 피고소인이 멱살을 잡고 흔들고 욕설을 하면서 고시생을 폭행한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5일 박 후보자가 2016년 11월23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 앞에서 사법시험 폐지를 막아달라면서 시위한 고시생을 폭행·폭언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같은 날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출근하는 자리에서 취재진을 만나 "반대다. 제가 폭행당할 뻔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종배 고시생모임 대표는 6일 박 후보자에게 당시 사과를 요구한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사건 다음 날인 2016년 11월24일 발송된 해당 메시지에는 '어제 의원님께서 저희 고시생들의 가방을 채가고 고시생들의 얼굴과 주민등록증을 사진으로 찍고 저희에게 욕설과 고함을 하신 부분에 대해 적잖이 실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시생모임은 같은 날 "폭행당할 뻔했다"는 박 후보자의 주장이 허위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주까지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사과하지 않는다면 다음 주 박 의원을 고소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 11일 출근길에서도 "여전히 폭행 사실은 다르다는 입장인가"라고 묻는 취재진에 별다른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인 후 준비단 사무실로 향해 폭행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나타냈다.
이종배 사법시험존치를위한고시생모임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민원실 앞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