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올해부터는 공모주 제도가 개편되면서 IPO 시장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모주 배당 방식이 달라져 개인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개인투자자 대상의 일반청약 주식 물량 중 절반 이상을 '균등 방식'으로 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반청약자의 공모주 참여기회 확대방안은 오는 19일 씨앤투스성진 일반 청약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씨앤투스성진은 지난해 12월 증권신고서를 등록하고 미래에셋대우 주관으로 19~20일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먼저 IPO제도 개선안에 따르면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 중 절반 이상은 균등 분배 방식을 도입해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에게 동등한 배정 기회를 부여한다. 제도 변경 전에는 개인 물량이 모두 차등 분배 방식으로 나눠져 증거금 납입규모가 큰 자산가 순으로 배정을 받았다. 균등 방식이 적용되면서 자금력이 떨어지는 개인투자자들에게도 공모 참여의 기회는 확대된 셈이다.
균등방식은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가 전체 물량의 50% 내에선 똑같은 수의 주식을 배정받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개인 배정 공모주가 10만 주라고 하면 그중 절반인 5만 주는 균등배분 대상이다. 청약자가 1만 명이라면 5만 주를 청약자 수로 나눠 똑같이 5주씩 배정받을 수 있다. 자금력이 떨어지는 개인들도 동등한 청약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셈이다. 나머지 5만 주는 지금처럼 증거금 규모에 따라 차등 배정을 할 수 있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이 배정받는 일반청약 물량이 기존 20%에서 최대 30%로 확대된다. 개인의 공모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우리사주조합와 하이일드펀드의 우선배정 물량을 최대 10%까지 개인들에게 돌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우리사주조합에 유가증권시장은 20%, 코스닥시장은 20% 이내에서 공모주를 우선 배정했다. 하지만 우리사주조합 물량이 미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미달 물량에 최대 5%까지 개인에게 배정하기로 했다. 하이일드펀드의 경우, 공모주 우선배정 물량을 기존 10%에서 5%로 축소하고 그만큼 일반투자자 몫을 확대했다.
공모주 배정 기준을 바꾼 이유는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은 실망감이 컸기 때문이다. 당시 공모가가 13만5000원으로 비쌌던 데다 경쟁률(607 대 1)이 너무 높아 청약증거금으로 1억 원을 넣어도 고작 2주 정도만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청약 증거금에 비례해 주식이 배당되는 탓이다.
금융당국은 "균등방식 등이 도입되면 개인투자자의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가 배정 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확대되고 시장 유동성이 풍부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올해에도 IPO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 열풍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일반 공모주 청약 당시 서울 마포구 NH투자증권 마포WM센터 전경.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