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백신 제조 및 판매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오는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285130)의 백신사업 분야를 물적 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업체로 선정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회사는 자체개발한 백신이 전체 매출의 63.7%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약개발 및 신규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모금은 생산설비 확충과 백신 개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바이오 기업 특성상 백신 개발이 지연되거나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은 주가 리스크 요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스피 상장을 위해 오는 3월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수요예측을 실시한 후 9~10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 공모주식수는 2295만주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4만9000~6만5000원이다. 희망공모가로 예상한 총 공모금액은 1조1245억5000만~1조4916억5000만원이며, 기업가치는 최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으며,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주관한다. SK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는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총 공모주식 2295만주 중 20%인 459만주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된다. 나머지 1836만주가 기관투자자와 일반청약자에 배정되며, 일반청약자는 573만7500주를 배정 받는다. 우리사주 청약 잔여발생 시 최대 688만5000주까지 변동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바이오의약품의 자체개발 및 위탁생산개발(CDMO)·위탁생산(CMO)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국내에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백신인 AZD1222의 원액을 생산, 글로벌 공급하는 CMO을 체결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미국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의 글로벌 CDMO 중 하나로 참여하고 있다.
회사 매출은 자체개발 백신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다. 현재 주요 제품으로는 독감백신(스카이셀플루)과 대상포진백신(스카이조스터), 수두백신(스카이바리셀라), 혈우병치료제(앱스틸라) 등이 있다. 4개 의약품 모두 국내 시판이 허가된 상태이며, 이중 ‘앱스틸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국(EMA), 호주, 캐나다, 스위스, 일본 등에서도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회사는 경상북도 안동에 위치한 ‘안동 L House’에서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작년 기준 최대 생산능력은 1억5792만 도즈다. 회사는 교대근무 도입 시 최대 연간 생산능력이 약 5억 도즈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예방용 백신 파이프라인 및 신규바이오·플랫폼 △CDMO·CMO 사업 확대를 통해 신규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파이프라인은 기업에서 연구개발(R&D) 중인 신약개발 프로젝트다. 회사는 다양한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수혈해 줄 수 있는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자궁경부암백신의 임상 2상을 완료했으며, 폐렴구균백신, 로타바이러스백신은 각각 임상 2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질병관리청이 공고한 코로나19백신 후보물질 개발 사업과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CDMO·CMO 사업은 현재 진행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백신 CMO와 노바백스 코로나19백신 CDMO 계약을 체결 했으며, CDMO·CMO사업의 시장규모 확대에 맞춰 향후 코로나19 이외의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도 상승 중이다. 지난 2018년 994억원이던 매출은 2019년 1839억원으로 두배가까이 늘었다. 2020년 3분기 기준 매출은 158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19년 227억원으로 전년 대비(264억) 14% 감소했으나 2020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67억원으로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대부분을 기존 공장 증축 및 신규 공장 신설 등에 사용한다. 총 3934억원을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며, 1808억원은 백신의 임상 및 상업화 비용과 후속 신규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 비용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이밖에 기타 신규사업에 1681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시판 백신 제품의 부작용이나 후속 파이프라인 임상 지연 및 실패 가능성 등은 리스크요인이다. 앞서 지난해 독감백신 접종에서 부작용 및 사망 사례가 보고된바 있는데, 이 같은 이슈는 국내 백신 사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또 백신개발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후속 파이프라인의 임상 지연이나 실패 가능성도 고려해야한다. 앞서 뇌수막염 백신의 경우 개발부터 시판까지 총 6년 동안 약 5600억원이 들었으며,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백신은 바이러스가 통제되면서 임상시험도 하지 못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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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