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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거품 논란 재현되나…상장사 14곳 중 10곳 희망가 초과
공모 흥행에 기관들 경쟁 치열…상장 후 주가 하락 리스크…"의무보유확약 비율 따져봐야"
입력 : 2021-02-17 오전 4: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올해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밴드보다 공모가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공모가 거품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공개(IPO) 기업들 14곳 중 10곳이 희망 공모가 밴드를 넘어선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올해 첫 상장사인 엔비티부터 핑거, 솔루엠, 아이퀘스트, 피엔에이치테크, 와이더플래닛, 씨이랩, 유일에너테크, 레인보우로보틱스, 뷰노 등이 모두 가격을 높였다.
 
통상적으로 예비 상장 기업들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희망 공모가 범위를 밝히고, 대부분 그 범위 안에서 공모가를 확정한다.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요예측의 경쟁률에 따라 적정 가격을 결정한다.
 
공모가가 높을 수록 기업은 자금을 더 많이 조달할 수 있고, 주관사의 경우 공모가액에 비례해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공모가가 높을 경우에는 물량 배정에 미달이 날 수 있고, 상장 이후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지난해 공모가가 희망 밴드 상단을 초과한 경우는 9곳이었으며 2019년엔 10곳에 불과했다. 국민 공모주 열풍을 불러일으킨 빅히트,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도 처음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 안에서 가격을 정했다.
 
물론 공모가가 올라가는 이유로는 경쟁률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10곳 모두 수요예측 단계에서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빅히트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117대 1이었다.
 
기관투자자들은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희망범위를 초과한 가격에 매수 주문을 넣었다. 아이퀘스트의 경우 참여 기관 100%가 희망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에 주문을 넣었다. 씨이랩(96%), 뷰노(95%), 피엔에이치테크(93%) 등도 상황이 비슷하다.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새내기주들의 수익률이 잘 나오자 가격을 더 불러서라도 배정받으려는 것이다.  원래 가격보다 더 불러야 경쟁을 뚫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공모가 거품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개인투자자 입자에서는 공모가가 올라가면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할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작년 말 상장한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희망 공모가 상단(6500원)을 초과한 7000원에 공모가격을 확정했지만 현재 7500원 선에서 거래되며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희망공모가 상단 초과 여부로만 '인기주'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높으면 기관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의무보유확약은 수요예측 때 기관투자자들이 일정 기간 이상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하겠다는 약속으로, 투자위험이 낮다고 판단하는 기관이 많다는 뜻이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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