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삼성·NH증권, '업계 최초' 타이틀 경쟁 눈살
KB·미래에셋 등 줄줄이 ESG 발행 계획…"순위경쟁 보다 사후관리 신경써야"
입력 : 2021-02-18 오전 4: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을 놓고 '업계 최초' 타이틀을 사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ESG 채권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데 벌써부터 질 보다는 순위 경쟁에 치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이 잇따라 ESG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삼성증권이다. 지난 15일 업계 최초로 'Green1' ESG 인증 등급을 획득한 채권을 오는 25일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Green1은 녹색채권 최우량 등급에 해당한다. 삼성증권은 ESG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국 미드스트림 사업 및 프랑스 태양광 발전 사업에 관련한 기지분 매입분에 대한 차입금 차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날인 16일 NH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1100억원 규모의 국내 공모 원화 ESG 채권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채권은 녹색사업과 사회적 가치창출 사업분야 투자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채권 공모에는 최초 모집 예정금액이었던 1000억원보다 약 6배 많은 6200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두 증권사는 하루 차이를 두고 '최초'라는 단어를 쓰며 내용을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공모 ESG 채권 발행으로는 최초에 해당한다. 삼성증권은 ESG 채권 중 녹색채권 발행으로는 최초로 인증등급을 획득했다. ESG 채권에는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등 3가지 종류가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으로부터 ESG 채권의 성격을 공인받았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이미 지난해 4월 전세계 증권사 최초로 3년물 ESG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국내 공모용이 아닌 해외 공모 달러화 채권으로 약 3억달러를 조달했으며, 미래에셋대우는 이를 건물 투자, 중소기업 지원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급사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 다음달에도 공모 회사채 3000억원 중 1000억원 상당을 ESG채권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증권사들이 줄줄이 ESG 채권 발행 강조에 나선 건 올 들어 회사채 시장에서 대기업의 ESG 채권이 새로운 자금조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한 달에만 1조5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이 발행됐으며, LG화학이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인 82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ESG 채권은 일반 회사채에 비해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과 ESG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AA등급 이상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년물 ESG 회사채 경쟁률 평균은 9.69대 1로 일반 회사채 6.97대 1보다 높았다. 7년물에서도 ESG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대비 더 많은 자금이 몰렸다.
 
ESG 채권 발행 속도전 보다는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SG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선 자금의 용도와 관리, 사업 평가 및 선정절차 등을 미리 확인 받기 위해 외부검증 기관으로부터 사전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국내 ESG 시장이 초기인 만큼 검증기관별 기준이 서로 다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ESG 검증기관은 채권의 관리체계가 기준에 부합한지만 들여다 볼 뿐 자금 투입 사항이 바뀐 것에 대해선 추가로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향후 투자 프로젝트가 바뀌어도 추후 다시 인증받지 않아도 ESG 채권을 반복해 발행할 수 있는 맹점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