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스피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진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8.00포인트(-0.60%) 내린 2958.1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301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거세지자 하락 전환했다.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주요지수가 가파르게 반등했다. 테슬라가 20% 가까이 폭등했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3.69%나 상승했다. 장중 한때 4.3% 오르기도 했다. 미국 국채금리 하락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05%포인트 하락한 1.54%수준을 기록했는데, 미국 3년물 국채 입찰 흥행이 영향을 줬다. 3년물 국채금리 응찰률은 2.69배로 12개월 평균인 2.40배를 상회했다. 현 수준 금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금리의 추가상승도 막혔다.
코스피는 미국 나스닥 지수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하락 마감했다. 시간외 뉴욕 지수 선물이 하락세로 돌아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리 향방을 가늠하는 미국의 국채 입찰과 미중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 속 매물이 출회되는 모습이다.
이달 10~11일 진행될 10년물 입찰과 11~12일 있을 30년물 입찰에서 수요가 부족할 경우 다시 금리가 급등하고 주식시장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7년물 국채 입찰에선 응찰률이 2.04배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 기관들의 수요 부진이 확인되면서 국채 가격이 떨어졌고 금리는 급등했다. 나스닥은 3.91% 급락했으며, 코스피도 2.80%나 빠졌다.
7년물 입찰 강도가 약했던 만큼 이번 입찰 수요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서상영 키운증권 연구원은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 보다는 안정을 찾는 양상으로 10년물과 30 년물 입찰이라는 시험대가 남아 있는 만큼 관망세가 강한 상태로 볼 수 있다”며 “부양책이 시행 되면 금리 상승과 인플레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 압력과 연준의 블랙아웃은 금리 변동성을 높이는 불안요인이다.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추가부양책은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이 자금 조달을 위해 국채발행을 확대하면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은 막을 수 없다.
특히 오는 16~17일 진행될 예정인 3월 FOMC를 앞두고 연준이 블랙아웃에 돌입한 상황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릴 계획은 없지만 경제회복에 따른 시장 금리 상승을 억제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며 “시장에서 기대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의 시행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10(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입찰이 진행된다. 10년물 입찰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국내외 증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뉴욕 증권거래소(NYSE)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