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LG화학(051910),
현대차(005380) 등 대형주에 대한 증권사들의 과감한 전망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대형 성장주는 올 들어 최고점 보다 최대 25% 빠진 상태로 지난해 말 상승분까지 반납한 상태다. 증권사들은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월11일 3260선을 터치한 이후 좀처럼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전일 종가기준 코스피는 3005까지 내려가며 3000선을 또 다시 위협받고 있다.
두 달 넘게 이어진 조정기간 대형주들의 주가 조정도 깊어졌다. 반도체 대표주 삼성전자의 주가는 1월11일 9만1000원을 기록했으나 8만원대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폭은 10%에 달한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LG화학의 주가도 각각 15%, 22% 가량 떨어졌다.
대형 성장주들의 주가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대형주들의 벨류에이션이 높다며 ‘조정시 매수’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발행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1만원으로 유지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목표가를 10만5000원으로 올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증권가에서 나온 77개의 리포트 중 매수의견이 아닌 ‘홀드’의견은 단 하나에 불과하며, 매도의견과 목표가 하향 리포트는 하나도 없다.
SK하이닉스(000660) 리포트 역시 매수의견 일변도다.
이순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했던 텍사스 오스틴 공장 중단 이슈 등으로 삼성전자의 조정이 다소 길어졌다”면서도 “주가가 충분히 조정을 겪었기에 현시점부터 적극적인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000270) 역시 올해 나온 105개 리포트 중 매도의견이나 보류의견은 하나도 없었으며, 목표가 하향 리포트도 발행되지 않았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주가 벨류에이션은 과거 시장대비 여전히 저평가로 판단된다”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신사업 진출 등이 가시화됨에 따라 충분한 주가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 이슈에 주가가 큰 폭 하락한 배터리주들의 경우 조정시 매수의견은 유지하면서도 증권가 목표가 의견은 갈리고 있다. 최근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파우치형 배터리 사용을 중단하고 각형 배터리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여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096770)은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나오기도 했다. LG화학의 목표가를 낮춘 리포트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목표가를 각각 12.0%, 19.4% 낮췄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내재화가 배터리업체의 성장성 훼손할 수준까지 도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폭스바겐 이슈로 배터리 산업에 대한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목표주가를 하향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 기업과의 관계를 우선하는 관행이 남아있을 수 있다”며 “증시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다양한 투자의견 리포트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연구원이 유리 배선검사기에 기판을 올려 검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