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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식비중 허용범위 확대해도 매수전환 힘들다
올 들어 16조 팔아도 주식비중 20%대…SAA 확대 무산땐 16조 더 팔아야
입력 : 2021-04-04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민연금이 이달 국내 주식비중 확대를 위한 국민연금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 변경을 재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리밸런싱 검토안이 통과되더라도 당분간 연기금의 매수전환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2일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31일 올해 1월 자산군별 기금 운용현황을 공시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은 올해 매도랠리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연기금의 주축이다. 
 
연기금은 1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8조4057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는데, 국민연금의 지난 1월 국내주식 비중은 21.0%로 나타났다. 앞서 국민연금의 12월말 국내주식비중이 21.19%였단 점을 생각하면, 1달간 국내주식 비중을 0.19%포인트 줄였다는 말이 된다.
 
국민연금의 1월 국내주식 비중을 보면 이달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최대한으로 높여도 연기금의 기계적 주식 매도는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연금은 매년 5월 말께 한 해 자금운용을 수립한다. 지난해 5월 국민연금 기금위가 수립한 자금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6.8%다. 국민연금은 주식시장 특성을 감안해 투자 비중의 ±5% 이탈을 허용한다. 허용범위는 전략적 자산배분(SAA)과 전술적 자산배분(TAA)으로 나뉘며, 이중 국민연금의 매수·매도에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SAA다.
 
현행 SAA 허용범위는 ±2%다. 올해 자산배분 계획에 맞추기 위해선 국내주식 비중이 최대 18.8%를 넘어설 수 없다. 이 때문에 연기금이 기계적 매도를 반복하고 있고,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에 정치권에서도 연기금의 매도를 지적했고, 국민연금 기금위는 기계적 매도를 멈추기 위해 지난달 28일 SAA를 현행 ±2%에서 ±3~3.5%포인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재·보궐 선거 이후에 재논의 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을 추측해 보면 SAA를 최대치인 ±3.5%포인트까지 높여도 연기금의 기계적 매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이 8조원 넘게 매도한 1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0.19%포인트 감소했는데, 이 기간 코스피는 1.09% 상승했다. 연기금이 2~3월 매도한 국내주식은 7조8310억원이다. 이 기간 코스피는 2.25% 증가(1월29일 종가~3월31일 종가)했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가치 상승률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현재 국내주식 비중은 20.7~20.9% 수준인 것으로 추측된다.
 
만약 기금위가 SAA를 최대치인 ±3.5%포인트까지 올릴 경우 국민연금은 자산 중 국내주식을 최대 20.3%까지 보유할 수 있다. 현재 국내주식 비중으로 볼 때 연기금의 매도 강도가 약해 질 수는 있으나 기계적 매도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1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총 833조7276억원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비중이 20.8%라고 가정했을 때,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치인 18.8%(이탈범위 포함)에 맞추기 위해 국민연금은 국내주식을 16조 이상을 더 팔아야한다.
 
만약 SAA가 ±3.5%까지 상향되더라도 국민연금은 4조원 이상을 더 팔아야한다. 국내주식의 가치가 높아진다면 국민연금의 매도세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연기금의 다른 구성기관인 군인공제회, 교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들이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국내주식 과매도 규탄'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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