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 이탈 허용범위를 1%포인트 늘리면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매도 행진이 멈출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국민연금이 보유할 수 있는 국내 주식 비중에 여유가 생기면서 그간 매도가 집중됐던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이번 국내주식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이 즉각적인 매도중단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국내 주식운용에 여유가 생긴 만큼 연기금의 기계적 매도가 이어지던 대형주들에 대한 매도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9일 국내주식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을 통해 전략적자산배분(SAA) 이탈 허용 범위를 기존 ±2%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1%포인트 넓히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비중 목표은 16.8%다. 목표비중에 기존 SAA 허용범위를 적용하면 국민연금이 올해 보유 할 수 있는 국내 주식 비중은 최대 18.8%였다. 그러나 이제 최대 19.8%까지 국내주식 보유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올해 팔아치워야할 국내 주식 금액도 8조5527억원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의 올해 1월 말 기준 자금운용 규모는 855조2740억원이다. 이 중 국내주식 규모는 총 179조9690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약 21% 수준이다.
기존 비중에 맞추기 위해선 올해 18조8860억원을 더 팔아야 했으나 SAA 허용범위 확대로 올해 목표 매도금액도 10조3632억원으로 감소했다. 연기금이 2월부터 8조8106억원을 순매도 한 점을 감안하면 종목에 따라 순매수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기금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연기금은 지난 9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총 5조7612억원을 팔아치웠는데, 삼성전자 전체 지분의 1.13%에 달한다. 이 기간 연기금의 강한 매도세는 주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1일 9만6000원선을 터치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8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국민연금의 이번 리밸런싱으로 그동안 주식 비중을 낮추기 위해 기계적 매도를 이어오던 대형주들의 매도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한도 상향으로 올해 연기금이 집중 매도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의 수급이 어느 정도 개설될 수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 국민연금 매도세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국민연금의 중장기 자산운용 계획 상 국내주식 비중 축소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