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당정이 암호화폐를 화폐 성격이 없는 '가상자산'으로 규정하면서 사실상 과세 대상임을 분명히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 과세 유예론과 제도화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인 장경태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상자산은 제도화해야 한다. 시장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여 불법 행위로부터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가상자산을 신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의 제도화에 대해서 몇 년 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부정적이다. 가상화폐는 금융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제도화하기 어렵다고만 한다"며 "그러나 미국은 2018년부터 증권거래위원회가 연방법으로 가상화폐 발행을 규제하고 유통은 주정부가 관리감독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시아 주요국들도 가상화폐를 단계적으로 제도화하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가상자산이 투기냐, 자산이냐의 논쟁에 머물러있다. 금융당국은 몇 년째 엄포만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당정이 암호화폐에 대해 화폐적 성격이 없다는데 뜻을 같이 한 이후 과세 대상으로 못박으면서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가상통화, 암호화폐 등 각양각색으로 말하는데 저는 분명히 가상자산이라고 생각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생각"이라며 "화폐적 성격이 없다는데 당정 간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조세 형평성상 과세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다.
때문에 암호화폐 과세 유예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재위는 지난해 12월 암호화폐 거래에 따라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기타소득 금액에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의 20%를 과세하는 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과세는 올해 10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지만 국회 논의 차원에서 시행 준비가 미진하다는 이유로 시기를 3개월 유예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관련해 민주당 내부에서 과세 유예 주장이 제기된다.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가상자산 관련 법을 준비하고, 투자자들이 어떤 계층인지, 어느 정도의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지 면밀히 분석한 다음에 과세를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며 "내년부터 당장 과세하는 것은 유예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작년 7월 이걸 발표할 땐 이 정도로 시장이 커지고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지 않았던 시기다. 지금은 하루에 수조원 이상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고려 대상이 있다"며 "2023년도 주식시장이 과세가 될 때 함께 과세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