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여야가 손실보상법의 파행 원인을 여전히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12일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열리지만 27개의 손실보상 관련법을 두 시간 만에 논의하기 어려운 데다 입법청문회 쟁점까지 겹쳐 내일 소위 통과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2일 오전 10시 법안심사 소위를 열고 손실보상법을 논의한다. 현재 산자위에는 27개의 손실보상 관련법이 상정돼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손실보상법 처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처리 불발의 원인이 서로에게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민의힘은 손실보상법 논의에 대한 직무유기와 적반하장을 멈춰주시길 바란다"며 "국민의힘은 지난 4월27일로 예정된 손실보상법 논의를 거부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손실보상법을 빌미로 민생 법안의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며 "그리고 이제 와서 국회의 책무를 방기한 주체가 도리어 민주당이라고 탓하고 있는데 더 이상 국민의 눈과 귀를 흐리지 말라고 국민의힘에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그간 온갖 핑계를 대고 손실보상법 처리를 피했다는 입장이다. 내일 소위에서 손실보상법을 우선 심사하기로 일단 여야가 합의는 했지만, 입법청문회 개최를 주장하며 시간 끌기를 한 것은 오히려 민주당이라는 입장이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법안소위를 지난달 22일에서 27일로 한 차례 연기한 데다 지난달 28일에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등 다른 법 5개를 함께 먼저 심사하자고 주장한 반면 우리는 손실보상법을 우선처리하자고 주장했다"며 "누가 순수하게 신속한 처리를 원하는지 모르겠냐"고 말했다.
정의당도 이날 기자회견을 거대양당이 쓸데없는 힘겨루기로 논의가 지연돼선 안 된다며 빠른 통과를 촉구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당장 국회에서 손실보상법을 처리하고 손실액 등 산출하고 손실을 보상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지금도 굉장히 늦은 셈"이라며 "양당의 하루는 권력의 욕망을 채우는 하루지만 소상공인의 하루는 생계의 경계선상에 서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내일 열리는 법안소위에서 손실보상법 처리가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27개의 손실보상 관련 법안이 올라와 있는데 내일 법안소위가 열리는 불과 세 시간 만에 27개의 관련 법을 축조심사하고 단일 대안까지 마련해 제정법을 만들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실보상법 입법청문회도 쟁점이다. 민주당은 입법청문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입법 청문회를 개최해 손실보상 범위와 주체를 논의하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입법 체계가 있는데 입법청문회 개최로 법안 통과를 늦추는 시간 끌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 손실보상 소급적용 및 손실보상법 제정 촉구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