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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증권사, 몸 사리기…거듭되는 악재에도 ‘매수 일변도’
10대 증권사 1년간 매도 리포트 발행 비율 0.25%…투자자 반응·기업 관계 유지 위해 소극적 대응
입력 : 2021-05-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발행하는 종목별 투자리포트 중 80% 이상이 ‘매수’리포트로 나타났다. 특히 저금리와 정부 규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제외 등 각종 악재가 산적해 있는 종목에도 증권사들의 과감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졌지만, 증권사들의 매수 일변도 리포트 발행이 이어지다 보니 개미들 사이에선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를 신뢰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10대 증권사의 투자의견 리포트 중 매수 의견 리포트 비중은 86.26%로 나타났다. 반면 매도의견은 0.25%에 불과했으며, 중립의견도 12.49%뿐이었다.
 
이같이 일관된 매수 의견은 종목별 호재와 악재를 구분치 않고 나타났다. 이날 MSCI 지수에서 제외된 롯데지주(004990), 삼성카드(029780), 오뚜기(007310), 한국가스공사(036460), 한화(000880), 현대해상(001450), GS리테일(007070) 등의 종목도 매수의견이 꾸준히 올라왔으며, 해당 종목들의 주가 목표치를 낮춘 증권사도 없었다.
 
이들 7개 종목은 지수변경 발표일(12일)을 앞두고 지난 4월부터 지수 제외 가능성이 언급되던 종목들로,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3일부터 공매도의 표적이 된 종목들이다. 11일 기준 삼성카드의 공매도 비중은 34.96%로 공매도 비중이 1위로 나타났으며, 오뚜기(31.86%), 현대해상(28.57%), GS리테일(17.91%) 등도 공매도 거래 상위 10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은 MSCI 지수 제외 이외에도 주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이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으나, 발전용 공급비 조정 및 수소 사업 계획 발표 지연 등의 이슈가 남아있다. 현대해상과 삼성카드는 정부의 보험사 규제 강화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이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사별로 매수 리포트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으로 지난 1년간 발행한 전체 리포트 중 매수 리포트가 99.4%에 달했다. 이어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94.7%, 94.1%로 나타났으며, 대신증권(90.3%), 삼성증권(87.9%), 한국투자증권(87.3%), 메리츠증권(83.8%), 미래에셋증권(79.0%), KB증권(75.9%), NH투자증권(70.2%) 등이 뒤를 이었다.
 
10대 증권사 중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을 제외한 7개 증권사는 1년간 매도 리포트를 단 1건도 발행하지 않았으며, 최근 3년간 국내증권사가 낸 리포트 7만8000여건 중 ‘매도의견’은 55건으로 0.07%에 불과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의 매도의견은 국내 증권사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CLSA코리아의 매도의견은 25.7%에 달했으며, JP모간증권과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의 매도의견은 각각 15.2%, 14.8%로 나타났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리포트를 발행할 때 투자자들의 반응과 기업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매도 리포트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개인투자자를 비롯해 법인 등 투자자들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리포트를 반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정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담을 경우 주주들의 항의가 쏟아져 정상적인 업무를 보기 힘들다”며 “기업 분석을 위해선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아야 하는데 부정적인 의견을 낼 경우 기업이 비협조적으로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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