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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된 빚투)②금리 인상 압박에 증시 휘청…불안 커지는 '빚투족'
"불확실성 커, 베팅할 때 아니다"
입력 : 2021-05-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압박 등에 국내 증시가 변동성을 키우면서 '빚투족(빚내서 주식하는 투자자)'이 발을 동동 구르게 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하기보단 이슈를 확인한 뒤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는 코로나19 충격으로 1439.43포인트(p)로 떨어진 뒤 연말 2873.47p까지 상승(99.6%)했다. 코스피는 올해 1월에도 급등세를 유지하며 3260선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약 5개월 간 박스권에 갇히며 현재 32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의 높은 수익률을 잊지 못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률을 높이는 모습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4월 말 이후 23조원대에 들어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공모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SK IET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금융권 가계빚이 지난 4월 대폭 늘어나기도 했다.
 
빚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전문가들은 올해 시장 분위기가 작년과는 다르다며 빚투족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자산매입 축소 신호가 나타나자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 경향이 약해지고 있으며, 점진적인 금리 인상 압박에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테이퍼링 논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인식도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25일(현지시간) 다가오는 6월 회의에서 자산 매입 축소 시기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빠르면 6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이 논의되고 8월 잭슨홀 연설에서 공식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언급될 수 있다"며 "파월 의장 임기 만료 직전인 12월 FOMC 회의에서 공식 발표를 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한국 등 이머징 주식시장은 미국 시장 수익률을 하회할 수 있다"며 "금리가 상승하면 작년같은 무차별적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코스피 기업 이익 전망이 상향되고 있는 만큼 지수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아예 테이퍼링이 어떤 형태로 진행될 지가 결정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도 있으나, 그러기까지는 3~4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참여자들은 이런 불확실성의 시기를 가장 싫어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 투자가 둔화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9조4000억원어치를 팔고 나갔다. 지난 4월에는 약 7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4월 중순 이후 매도세가 가팔라지면서 월 순매수 총액이 축소됐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한국, 대만,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비중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며 "원자재 수입국이라는 점과 백신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공통점이 동아시아 주식 비중 축소로 귀결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전략 수정 이후에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가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효석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많은 지금의 시장 환경은 베팅에 좋지 않으며 '빚투'에 좋은 여건도 아니"라고 조언했다. 이어 "상황을 지켜본 뒤 확인하고 들어가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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