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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서 국내 첫 '봉황장식 금동관' 확인
경남 함안 말이산 45호분서 발굴·복원…"가야 관 중 제작시기 가장 빨라"
입력 : 2021-07-01 오후 5:21:33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아라가야 지배층 집단 무덤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 말이산고분군에서 5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봉황장식 금동관이 나왔다.
 
1일 함안군은 말이산 45호분에서 지난 2019년 발굴조사를 통해 수습한 유물을 보존 처리한 결과 국내 최초의 봉황장식 금동관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확인된 금동관은 전체가 아닌 일부로, 길이 16.4㎝·높이 8.2㎝다.
 
금동관은 전반적으로 길쭉한 관테 위에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형태를 띠고 있다. 관테는 평면이 아닌 곡면을 이루고 있어서 두개골 형태에 맞춰 제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신라 금관은 여러 부품을 각각 제작한 뒤 조립한 사례가 많다. 하지만 말이산 45호분 금동관은 커다란 동판에 그림을 그린 뒤 일부를 뚫어 조각하는 투조 기법을 사용했다. 또 수은에 금을 녹인 아말감을 표면에 칠한 뒤 수은을 증발시키는 아말감 기법으로 앞쪽과 뒤쪽을 도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쪽에는 추가 장식을 부착할 수 있도록 두 줄로 작은 구멍을 냈다.
 
함안군 관계자는 금동관 장식이 봉황이라며 "아래쪽을 향한 부리, 하부에 돌출된 깃, 곡선으로 말려 올라간 꼬리 아래쪽의 깃이 특징"이라고 했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조사된 평북 운산 용호동 1호분의 금동판 4매에 나타난 봉황, 무령왕릉에서 출토한 환두대도(고리자루큰칼)의 봉황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봉황 두 마리가 대칭 구도를 이루는 삼국시대 금 공예품은 최초로 발견된 것"이라며 "말이산 45호분 금동관은 5세기 초반에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무덤에서 발견돼 현재까지 알려진 가야의 관 장식 중에 제작 시기가 가장 이르다"고 말했다.
 
이한상 대전대 교수는 "신라 금동관의 장식은 보통 사슴뿔이나 나뭇가지 모양이고, 대가야 금동관은 풀이나 꽃 형태 장식이 많다"며 "경주 서봉총에서 나온 신라 금관의 작은 장식을 일제강점기에 봉황이라고 표현했으나, 새처럼 보여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또 이번에 밝혀진 금동관 봉황 장식에 대해 "아주 정교하지는 않고 형식도 다소 오래된 느낌이 있지만, 아라가야의 금속공예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1일 함안군은 말이산 45호분에서 지난 2019년 발굴조사를 통해 수습한 유물을 보존 처리한 결과 국내 최초의 봉황장식 금동관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함안군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조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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