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증시에 경고등이 울리면서 전문가들도 투자 신중론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증시가 넘어야 할 고비가 산재해 있는 만큼 당장의 저가 매수 기회를 포착하기 보다는 악재를 넘긴 이후의 상황을 살펴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는 전날 보다 3.16포인트(0.11%) 내린 2956.30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7일(1.76%) 상승분을 제외하고는 지난 1일과 5일, 6일 모두 1% 이상 급락하면서 3000선을 내줬다.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할 만큼 위축된 데는 글로벌 경제 및 정치적 상황이 극도로 긴장감 속에 진행되고 있어서다. 그간 국내 증시를 압박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와 함께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 우려가 이어졌고 미·중 갈등 부각 등이 부각되면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이어졌다. 미국 S&P500과 나스닥은 작년 3월 이후, 다우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증시 위축에 개인들도 몸을 낮추고 있다. 지난 9월 코스피 기준 개인 거래 비중은 60.5%로 나타나 작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월 현재 거래비중은 59.3%로 더 낮아진 상황이다. 국내 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개인의 거래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도 위축됐다. 이달 코스피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13조원 수준으로 지난달 평균치보다 1조원 가량 빠져나갔다.
특히 개인들의 거래 비중 감소에는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 막힌 데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이후 증시 개인 거래비중 확대는 영끌과 빚투 등으로 표현되는 개인의 대출을 기반으로 했다”면서 “대출이 어려워질 경우 증시의 위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의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도 논의되고 있는데, 이 역시 증시 거래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에는 더욱더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 팀장은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것은 항상 리스크를 동반하는 것"이라며 "특히 최근 미국의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유동성 축소 시기인 만큼 더욱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레버리지를 사용하는데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높아진 만큼 앞으로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저점 통과 시점은 짧게는 3개월, 5개월 지연될 전망"이라면서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신중론,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약세론으로 증시를 봐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달 주식시장은 수비에 집중할 때로 공격전환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남은 금통위에서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면서 “시장금리는 이미 이를 반영한 상태지만, 기준금리의 인상이 이뤄진다면 금리와 관련된 불확실성도 일부 제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통위가 열리는 날(10월2일, 11월25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확인을 위해서라면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