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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번해진 시공권 해지 통보…‘콧대’ 높아진 조합들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사활…소송 불사하는 건설사도
입력 : 2021-11-17 오후 3:30:00
서울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최근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면서 시공사 선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조합들의 ‘콧대’가 높아지고 있다. 시공권 계약 이후에도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 공사 단가 등의 문제로 시공권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조합원의 10% 이상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시공권 박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를 개정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법안 발의까지 진행된 상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시공사가 시공권을 박탈당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시공권 계약 이후 설계 변경 및 실제 공사비 증액 등의 과정에서 조합과 시공사가 견해를 좁히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 대형 건설사는 올해에만 8곳에서 시공권 해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도시정비사업 수주와 관련해 분위기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 사업에서 수년간 적자가 이어졌고, 여기에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해외공사 발주가 크게 줄면서 건설사들이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사업 중 수익성이 높고, 높은 기술력이 필요 없는 주택사업 및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는 건설사들이 많아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과거보다 얼마나 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 과거보다는 시공권 해지 건수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보다 정비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는 건설사가 많다는 점에서 조합 입장에서는 이 건설사 아니면 다른 건설사도 많다고 생각하고 있어 공사비 감소 등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최근 조합 집행부들이 전문 지식을 갖추면서 시공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않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이런 집행부들이 브랜드 가치보다 실제 공사비 감소를 통한 이익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대형 건설사가 지으면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조합에서 크게 무리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브랜드보다는 실질적으로 공사비를 줄이는 것에 집중하는 조합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다만, 건설사들도 시공권을 다시 되찾기 위해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미 대우건설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지위 확인의 소’ 3심을 접수한 상태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7년 9월 신반포15차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공사비 문제로 계약 해지를 당했다. GS건설도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 조합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포항 장성동 재개발 조합과 갈등을 겪고 있는 태영건설과 포스코건설도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시공사 선정보다 해지 과정이 쉽기 때문에 시공권 박탈이 자주 일어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시 조합원의 50% 이상이 참석해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된다. 반면, 시공사 해지 시에는 조합원의 10% 이상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할 수 있다.
 
이에 최근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이를 개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시공사 변경·해지 총회에도 선정 총회와 마찬가지로 조합원 과반 출석 의무를 부여하자는 게 이번 입법 취지다. 업계에서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빈번한 시공사 교체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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