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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홍춘욱 이코노미스트 "패닉이 온 곳에 투자하라"
홍춘욱 리치고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
입력 : 2021-11-1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패닉이 온 곳에 투자 기회가 있다."
 
28년차 '경제통' 홍춘욱 리치고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투자자들이 경기 상황으로 인해 과하게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투자의 기회는 있다는 것이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시야를 넓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주식까지, 또한 국채와 달러, 부동산 등에까지 눈을 돌려야 한다고 당부한다. 작년 한해 가장 크게 오른 건 국내주식도,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도 아닌 미국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에너지였다.
 
홍 대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부터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쳐 자금 운용과 경제 리서치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또한 '역사 덕후'이기도 하다. 사학을 전공한 그는 돈의 흐름을 역사 속 사건들과 녹여낸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등 다수 베스트셀러의 저자로도 알려져있다. <뉴스토마토>는 17일 홍 대표를 만나 코로나19 시대를 지나온 국내 투자자들이 현재 어떤 대외 변수들에 직면해있고 어디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할 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홍춘욱 리치고인베스트 대표의 모습. 사진/우연수 기자
미국은 잘 나가는데…한국 증시, 왜 멈췄나?
우리나라 주식이나 채권에 매력이 없어는 아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지지 않을까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가 양극화된 상황에서 선진국에서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금리를 올려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받고, 결국 시장에서는 반작용이 나온다.
 
우리는 엄밀히 말해 아직 신흥 시장에 있다. 선진국이 코로나 이후 풀었던 유동성으로 인해 경기 과열,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의 수순을 밝으면 반대로 신흥국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격이 오르면 신흥국 투자도 위축된다. 
 
금리 인상 리스크는 언제까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리고 나면 오히려 안정될 것으로 본다. 내년 3월 총재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금리 인상할 수 있는 건 2월뿐인데, 설 연휴에 맞춰 금리 인상을 하기엔 부담이 크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 금리 인상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 6개월 간 추가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하고 가는 게 낫다.
 
다가오는 대선, 증시에 호재 or 악재? 
개발 호재로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은 좋지만, 주식시장은 그렇지 않다. 불확실성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과거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회창 후보가 박빙으로 붙었던 때 주식 시장이 내내 안좋았던 것처럼, 특히 누가 될 지 모르는 선거 때는 더 그렇다. 
 
그 외에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리스크는?
대선, 금리 인상이라는 알려진 요인 외에도 겨울철 앞두고 난방 에너지 고갈, 기상 이변으로 인한 식량난도 고려해야 한다. 우선 경제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친환경·탄소제로 정책이 글로벌 시장에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정책은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폭등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 겨울이 유난히 추워 난방류 가스가 고갈된다면 세계 경제가 어찌 되고 물가는 또 어떻게 될지, 여러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 
 
이상 기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남태평양 온도가 올라가는 '라니냐'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따라 내년 곡물 생산량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1년에도 기상 이변 속에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고 중동 지역이 식량난을 겪은 바 있다. 역사적으로 이는 자스민 혁명으로, 이집트 반혁명 쿠데타로 이어졌고 석유 생산 차질에 따른 유가 폭등으로까지 흘러갔다. 이 때 유럽 중앙은행이 섣불리 금리를 두번 인상하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발발, 그로부터 2~3년 경제가 어려웠다.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일단 계절적 이벤트인 대선과 겨울철 에너지 급등 리스크,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시기가 당겨질지 등 걱정 거리들을 잘 넘기면 국내 증시가 더 빠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 펀더멘탈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과도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고, 패닉이 난 걸 사자. 우선 한국 국채가 있다. 최근 국채 가격이 주식으로 치면 '하한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나라는 멀쩡한데 패닉이 온 것이니 오히려 투자 기회다. 한국 주식도 마찬가지다. 저는 얼마 전에도 삼성전자를 산 사람이고, 다시 6만전자로 간다면 또 사고 싶다. 지금 가장 저평가돼있다는 뜻이니까.
 
또한 시야를 넓혀 글로벌 자산 배분을 해야 한다. 한국사람일수록 한국에만 애걸복걸하면 안되고 달러, 해외주식과 해외 채권, 해외 리츠를 해야 한다. 금리가 오르고 경기를 식히려는 정책들이 나오는 시국에는 아무래도 주식이 옛날같지 못할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미국 달러가 강세일테고, 달러화 중에서도 주식도 좋지만 미국 국채를 미리 사두는 것도 좋다. 올 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건 소위 'FAANG'이 아니라 에너지와 리츠였다. 리츠가 이미 많이 올랐으니 부동산 투자 비중은 중립으로 하고 실현한 차익을 한국 국채나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식으로 배분할 수도 있겠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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