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이 중개형 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계좌의 만기 연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사 대비 짧은 최대 만기가 단점으로 지적되자 보완에 나선 것이다. ISA 계좌의 경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만기 연장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의 짧은 최대 만기가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17일 키움증권과 삼성증권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중개형 ISA 계좌의 만기 연장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며 “중개형 ISA계좌 만기 연장에 대한 문의가 여러 번 있었다”고 밝혔다.
‘만능절세통장’이라 불리는 ISA는 일임형·신탁형·중개형 세 종류가 있다. 지난 2월 출시된 중개형 ISA는 예·적금과 국내 상장 주식, ETF, 펀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에 다양한 금융상품에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정부의 세법 개정으로 2023년부터 중개형 ISA를 통한 국내 상장 주식과 주식형 공모펀드 투자 수익에 비과세가 적용되면서 가입자들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증권사들도 올해 들어 앞다퉈 중개형 ISA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중개형 ISA는 3년의 의무가입 기간을 두고 있다. 3년 이상 계좌를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이 제공된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3년의 의무가입 이후 계좌 만기에 대한 조항을 두지 않고 있지만,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의 ISA에는 최대 만기가 존재한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의 중개형 ISA 계좌 최대 만기는 각각 5년, 10년으로 설정됐다. 최대 만기가 지난 경우 만기를 연장하거나 재가입을 해야 한다. 문제는 재가입이나 연장 시 ISA 계좌 가입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는 ISA 계좌에 만기를 두지 않고 있다. 10대 증권사 중 메리츠증권과 삼성·키움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최대 만기를 두지 않고 있다. 메리츠증권 역시 최대만기가 2100년까지로 사실상 만기 제한이 없는 셈이다.
증권사들이 ISA에 만기를 두지 않는 것은 가입자격을 들여다보는 시점이 ‘가입’과 ‘연장’할 때이기 때문이다. ISA는 서민과 중산층 지원이라는 대의에 맞게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이 불가하다. 가입 직전 3개년 사이에 한 번이라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였다면 가입할 수 없다.
다만 중간에 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더라도 기존에 가입한 계좌의 혜택은 유지된다. 이 때문에 중간에 종합과세 대상자가 될 것이 우려되는 고객들의 경우 최초 가입 당시 만기를 최대한 길게 설정할수록 유리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SA의 경우 만기를 얼마나 길게 설정했든 만기 때까지는 ISA 내 세제혜택은 그대로 받을 수 있다”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만기를 최대한 길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가 ISA 계좌에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의 수수료 혜택을 계속 가져가기 위해서라도 만기를 길게 잡는 것이 유리하다”며 “삼성증권과 키움증권도 장기 운용 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최대 만기의 연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키움증권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