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한때 세뱃돈을 어린이 펀드로 활용하는 부모들이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 다양한 ETF(상장지수펀드)와 TDF(타깃데이트펀드) 등 여러 상품의 인기가 많아진 탓에 어린이 펀드에 자금은 빠져나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22개(설정액 10억원 이상) 어린이펀드의 설정액은 최근 6개월간 111억원이 빠져나갔다. 1년간으로 보면 374억원 이탈했으며 △2년간 1713억원 △3년간 2177억원 △5년간 4860억원 등의 투자금이 줄었다.
사진/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어린이보고서
그나마 투자금이 유입된 어린이 펀드는 한국투자ESG증권투자신탁이 유일했다. 이 펀드에는 1년간 71억원의 설정액이 증가했다.
어린이 펀드는 자녀의 대학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장기투자하는 상품이다.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필요한 목돈을 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와 투자 개념도 길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제 혜택도 있다. 세법상 미성년인 자녀 이름으로 가입한 펀드는 만 18세까지 10년간 2000만원(원금기준)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증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린이날이나 명절만 되면 가입 문의가 들어왔지만 요즘엔 관련 상품을 찾는 경우가 뚝 끊겼다. 세제 혜택에서도 일반 펀드와 큰 차별점이 없어 차라리 단기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녀의 목돈 마련을 위해 어린이 펀드에 가입하는 경우는 사실상 드문 일이 됐다”면서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부모라면 공모주나 TDF(타깃데이트펀드) 등 다른 적합한 상품을 활용하는 경우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어린이 펀드 22개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8% 하락했다. 1년 수익률도 –13.21%로 집계됐다. 장기 투자상품인 만큼 5년 수익률은 41%로 나타났다. 다만 같은 기간 해외주식 ETF의 수익률(80%)보다는 낮다.
개별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보면 한국밸류10년투자 어린이 펀드의 1년 수익률 5.57%로 가장 높았다. 다른 신영주니어경제박사 펀드나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 펀드, 하나UBS꿈나무 펀드,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 등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 10%를 넘기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최근 운용 보고서에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맞춰 보수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면서 “경기민감주 보다는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개별 소비재 종목들에 대한 비중을 높게 가져간 점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