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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올림픽이냐, 중국 체전이냐"…쇼트 '편파 판정' 국제적 논란
황대헌·이준서,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서 페널티로 실격
입력 : 2022-02-08 오후 1:41:52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의 편파 판정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나온 편파적 판정과 관련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방침을 밝혔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각국의 올림픽 팬들이 중국의 노골적인 '홈 어드밴테이지'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윤홍근 한국 선수단장(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8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 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CAS에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판정에 대한 CAS 제소 계획을 밝혔다. 윤홍근 단장은 "이번 판정의 부당함을 공식화해 다시는 국제 빙상계와 스포츠계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억울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1, 2조에서 황대헌과 이준서가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레인 변경 때 반칙을 했다는 이유로 실격을 당했다. 결승전에서도 헝가리 선수가 1위로 결승점을 통과했으나 역시 실격을 당하며 중국 선수가 금메달, 은메달을 차지했다.
 
중국의 편파 판정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내 취재진 뿐만 아니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 기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해외 매체들도 중국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베이징동계올림픽 판정이 주최국 중국에 지나치게 편파적이라고 불평하는 선수들로 가득하다”고 전했고, 일본 도쿄스포츠는 “노골적인 편파판정은 국제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한국 황대헌, 이준서에게 석연찮은 패널티 판정이 계속 되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한 대표팀 임원진이 자리를 뜨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한국의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 "규정에 따라 이의를 제기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ISU는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에 대해 한국과 헝가리의 이의 제기가 있었다"며 경기 규칙 위반에 따른 실격 여부에 대한 심판의 판정에는 항의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경기장에 있었던 심판진의 최종 판정을 존중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 선수단이 올림픽 기간에 CAS 제소를 결정한 것은 18년 만이다. 지난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에서  체조선수 양태영은 기계체조 남자 개인종합에서 57.774점을 얻었는데 평행봉에서 심판이 가산점 0.2의 연기를 0.1로 판정해 금메달을 도둑맞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국제체조연맹 역시 오심을 시인하고 주심과 기술심에게 징계를 내렸지만 판정 결과가 번복되지는 않았다.
 
황대헌, 이준서의 경기에서 판정에 부정이 개입했거나 의도적인 잘못이 있었다는 점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수단이 CAS 제소 결정을 내린 데는 판정의 부당함을 공식화해 남은 대회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촉구하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편파 판정 논란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비판 정서는 물론이고 '반중 정서'를 자극할 가능성도 크다.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해 국내 누리꾼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럴거면 중국 체전을 해라" 등 분노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눈 뜨고 코 베인다'는 속담을 이용해 "눈 뜨고 코 베이징"이라는 표현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색 인기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선후보들도 쇼트트랙 편파 판정 문제를 지적하는 등 이번 논란은 정치권까지 번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페이스북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판정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쇼트트랙 편파 판정으로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을 도둑맞았다"면서 "중국은 더티(dirty) 판정을 즉각 취소하고 대한민국의 금메달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 런쯔웨이가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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