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일상이 된 코로나로 인해 오는 3월 열리는 상장사 주주총회에서는 전자투표 도입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증권의 ‘온라인 주총장’에 기업의 신청이 몰리는가 하면 한국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 이용의 수수료 면제를 통해 기업 부담을 대폭 줄이면서 기업들의 참여 문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투표를 도입한 상장사 수는 2018년 486개에서 2019년 654개, 2020년 972개, 지난해 1272개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자투표 시스템(K-VOTE)을 운영하는 한국예탁결제원은 올해 전자투표 도입사를 작년 보다 1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자투표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전자투표 시스템에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발행사인 상장기업은 주주총회 관리업무 전산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으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와 사회적 책임 이행이 가능하다. 주주 측면에서도 의결권 행사 참여를 통해 주주 권리를 손쉽게 내세울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국민연금이 전자투표 방식을 전면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국민연금공단과 예탁결제원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예탁원 전자투표 시스템을 통한 의결권 전자투표 행사 지원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의결권 행사가 수기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올해부터는 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를 이용하게 되면서 다른 기관투자자의 참여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라 의결권 행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전자투표 시스템이 기관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면서 “발행사의 시스템 도입 문의도 이달 말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의결권 행사 기준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고객의 돈을 맡아 대신 운용하는 기관투자가가 주식에 투자한 뒤 주주로서 해당 기업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지침이나 제도를 말한다.
다만 개인투자자의 전자투표 참여 증가는 미지수다. 전자투표 주주 참여율은 1% 수준 내외로 알려졌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기관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의결권 행사를 촉진하기 위해 1% 미만 소액주주들의 주주총회 소집 통지 정보를 알리는 등 다각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장사 IR 관계자는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개인 투자자의 전자투표 참여 관련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최근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등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업도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투표 도입을 장려하면서도 방역조치로 인원제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방역당국은 정기주주총회가 △상법상 매년 1회 일정한 시기에 개최돼야 하고 △현장개최가 불가피하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지 못할 경우 기업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음을 감안해 방역조치를 준수하는 정기주주총회에 대해서는 모임·행사 인원제한 규제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오는 3월 열리는 상장사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은 정기주주총회 참석하는 주주.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