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협상하면서 공세 높이는 러시아…'민간 포격·핵 위협' 극단 치달아
러시아-우크라 첫 회담했지만…별다른 성과 없어
입력 : 2022-03-01 오후 2:07: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정전을 목표로 하는 협상을 추진하면서도 미점령지인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리코프에서는 민간 지역에도 폭격을 가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국 등 서방국들의 경제 제재에 맞서 핵 위협 카드까지 꺼내는 등 러시아의 공세 수위는 오히려 높아지는 양상이다.
 
2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러시아 대표단을 이끈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통령실 보좌관은 "모든 의제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으며 합의를 기대할 만한 일부 지점들을 찾았다"며 "차기 회담은 수일 내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지역에서 열릴 것"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왼쪽에서 2번째)가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과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오른쪽에서 2번째)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28일(현지시간) 벨라루스 호멜주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벨라루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끈 대통령실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양국 대표단은 오늘 정전과 적대행위 종식을 논의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는 첫 번째 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중립국화를 중점적으로 논의하겠다고 한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 휴전과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군 철수를 요구한다고 맞선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담 내용을 분석한 뒤 추가 협상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두 번째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가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폭격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제시한 회담 내용에 합의하도록 강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의 시립병원에서 의료진이 지난 27일(현지시간) 포격으로 부상해 구급차로 긴급히 실려 온 소녀를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다. 이 소녀는 결국 소생하지 못했다. (마리우폴 AP=연합뉴스)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러시아군이 진격이 주춤해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전히 강력한 공격수단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미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의 공세를 강화해 상당한 거리를 진격했다. 아울러  공격 과정에서 국제법상 금지된 살상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된 상황이다.
 
'진공폭탄(vacuum bombs)'으로 불리는 이 대량 살상무기는 폭팔 당시 산소를 빨아들여 강력한 초고온 폭발을 일으킴으로써 기존 폭발물보다 훨씬 큰 파괴력을 가진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애초 예상보다 진격이 더딘 러시아가 공격 수위를 높이는 장면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리코프에서는 민간지역에 대한 포격으로 수십 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NBC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그동안 군사시설 외에 민간지역은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는데 전세를 뒤짚기 위해 민간지역까지 공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서북부 지역에서 이동하는 러시아 지상군의 전투와 보급 차량 행렬을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사진. (이반코프 상공 AP=연합뉴스)
 
또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부근에서는 수십㎞에 달하는 러시아군 수송 행렬이 포착됐다. CNN 등 외신은 미국 상업위성 업체가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토대로 키예프 도심에서 약 27㎞ 떨어진 안토노프 공항에서부터 북쪽으로 64km 넘게 러시아군 수송 행렬이 늘어서 있다고 전했다.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 무역 제재가 본격화 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핵 위협' 카드를 꺼내 들면서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전략미사일군과 북해함대, 태평양함대 등의 당직팀과 장거리비행단(전략폭격기 비행단) 지휘부가 강화 전투 준비태세로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역사의 달' 행사 도중 '미국인들이 핵전쟁에 대해 우려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No)"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긴장의 끝은 놓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정상들과 다자 전화회의를 갖고 러시아의 핵 위협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흑인 역사의 달'(Black History Month)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 EPA=연합뉴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