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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엔지켐생명과학 유증 1090억 '독박'…오버행 주의보
유상증자 발행 신주의 70% KB증권이 홀로 인수
입력 : 2022-03-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이 구주주 청약에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다량의 실권주가 나오면서 유증 주관사로 나선 KB증권은 유증 물량의 70% 이상을 홀로 인수하게 됐다. KB증권이 잔액인수인으로 나서면서 엔지켐생명과학의 자금조달에는 무리가 없다. 다만 KB증권발 대규모 물량 출회에 따른 ‘오버행’ 이슈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이 지난달 24~25일까지 양일간 진행한 일반공모 청약률은 1.51%에 그쳤다. 구주주 청약 이후 남은 청약 대상 주식수 386만8318주 중 일반공모에 참여한 것은 5만8360주 뿐이었다.
 
앞서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21~22일까지 진행한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모집 주식  530만주 중 구주주청약에 참여한 대상은 131만6871주로 청약률이 27.01%에 그쳤다. 이번 일반공모 청약까지 마치면서 최종 청약률은 28.11%를 기록했다. 실권주로 발행된 380만9958주는 모두 KB증권에서 인수한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엔지켐생명과학의 실권주가 대규모로 발생되면서 신주 상장 이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는 지적이다. 앞서 KB증권은 유증 주관사이자 잔액인수자로 실권주 발생시 모든 수량을 대신 인수하는 인수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KB증권이 실권주를 인수하는 대신 엔지켐생명과학은 인수 금액의 10%를 KB증권에 지급해야한다. 때문에 KB증권은 일반 청약자들(3만1800원) 대비 10% 저렴한 주당 2만8620원의 가격에 신주를 인수하게 된다.
 
다만 실권주 규모가 커지면서 KB증권 입장에서는 부담도 커졌다. 이번에 KB증권이 떠안은 인수금액만 1090억41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엔지켐생명과학이 이번 유증을 통해 조달하려던 목표금액 1685억4000만원의 64.70%에 해당한다. KB증권의 인수 금액이 현 주가(3만3450원, 2일 종가 기준) 대비 14.44% 저렴한 만큼 KB증권 역시 조기에 인수물량을 매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이번 유증에서 발행하는 신주 수는 총 530만주로 기존 발행주식총수의 60.85%에 달한다. 이 중 KB증권이 떠안은 물량만 71.89%(380만9958주)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대표주관사의 실권주 매입단가는 일반청약자들 보다 10% 낮아 조기에 인수물량을 처분하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실권주를 인수한 대표주관사가 인수한 물량을 조기에 장내에 대량매도할 경우 일시적 물량 출회에 따른 주가 하락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이번 대량 실권주 발생으로 당분간 오버행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잔여주식을 인수하는 대표주관회사는 조기에 인수물량을 처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주식을 바로 매도하지 않고 일정기간 보유하더라도 잠재적인 매도물량에 대한 부담은 주가의 하락요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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