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알루미늄 소재 가공 전문기업
알루코(001780)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한도 상향을 추진한다. 지난해 수주 계약을 체결한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납품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정적인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한도 확대에 나선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알루코는 오는 31일 진행될 주주총회에서 CB와 BW 등 메자닌 발행 한도를 기존 각각 600억원에서 각각 1200억원으로 2배 늘리는 의안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BW(200억원)와 CB(120억원)로 발행 한도가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다.
알루코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CB와 BW의 발행 한도를 늘려 최근 알루미늄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응하고, 향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나 태양광 사업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알루코는 지난 2020년
LG에너지솔루션(373220) 폴란드 관계사인 'LT정밀 폴란드'와 폭스바겐 MEB 배터리 모듈케이스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금액은 2153억원으로 2031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계약이다. 배터리팩 하우징은 열 방출을 도와 배터리 셀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부품이다. 열전도율이 뛰어난 알루미늄 소재로 만드는데, 정밀 압출과 가공을 위한 첨단 기술이 중요하다.
알루코는 중간지배기업 알루아시아를 포함해 현대알루미늄, 알루텍 등 11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알루미늄 샤시, 거푸집, 디스플레이 부품 등을 주력 제품으로 하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은 베트남 현지 계열사인 ‘ALK 비나’가 담당하고 있다.
알루코는 지난 2016년 ALK비나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12억원에 불과했던 장·단기대여금은 지난해 말 기준 311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142억원의 대여금을 갚았지만, 236억원을 추가로 대여했다.
알루코는 배터리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초에 이미 베트남 현지 공장 증설을 완료한 상황이며, 지난해부턴 배터리 사업 매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작년에 배터리 사업에서 20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올해 매출은 5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CB와 BW 발행 한도 증가는 당장의 투자 목적보단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지만, 배터리 사업에서 수주가 계속될 경우 추가적인 투자도 이어질 수 있다.
알루코 관계자는 “최근에 베트남 공장 증설을 완료하면서 당장의 추가적인 투자계획은 없다”면서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경우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수주 등이 있을 경우 추가적인 투자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 소폭 줄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전기 대비 2%(103억원) 소폭 증가한 5056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68억원으로 3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7억원으로서 흑자 전환했다.
알루코는 “오랜 연구개발 끝에 자동차 배터리 등 신사업제품의 판매 등으로 전년도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올해도 원자재 급등과 물류대란 등의 불확실성 속에 제한적인 성장이 예측되지만, 신시장 개척과 미래산업에 부응하는 차세대 신제품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과 다임러 전기차용 배터리 팩 하우징을 생산하는 알루코 베트남 공장. (사진=알루코)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