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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불황의 전조" vs "예단은 무리"
2년물 금리, 장중 한때 10년물 웃돌아
입력 : 2022-03-30 오후 2:33:58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기 국채 금리가 단기 국채 금리보다 더 떨어지는 금리 역전 현상은 통상적으로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단기 금리 역전은 미국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 행보가 미리 반영된 것이라며 침체를 걱정할 시기는 아니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장중 한때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2.39% 선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를 일시적으로 추월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2년물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나 10년물 금리는 이러한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장기 금리는 단기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2년물 금리의 10년물 금리 역전은 미·중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 2019년 9월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에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 화면에 비치고 있다. 연준은 이날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것으로 본격적인 금리 인상의 시작을 알렸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메들리 글로벌 자문의 거시전략가인 벤 에몬스는 "역사적으로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없이 경기침체가 일어난 적은 없었다"며 "경기 침체가 언제 일어나는지는 알수 없고, 금리 역전이 일어난 뒤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론을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최근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막대한 양의 국채를 매입하면서 단기 국채보다 장기 국채의 금리를 억누르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연준은 이달 금리인상을 시작한 데 이어 조만간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보유 자산을 줄이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경기불확성을 이유로 2년물 금리보다 만기가 짧은 3개월물 금리를 봐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최근 이를 언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3개월물 금리와 10년물 금리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CNBC에 따르면 찰스슈왑의 글로벌 투자전략가인 제프 클라인탑은 "매주 혼재된 신호가 나오고 있다”며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는 나빠보이지만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차는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필라델피아 연준의 패트릭 하커 총재는 이날 뉴욕 금융안정센터 주최 행사에서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채권시장의 수익률 곡선은 시장에 하나의 신호일 뿐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 완벽한 도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정책결정자로서 모든 수치를 합해서 현실적 정책경로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하나의 수치에만 기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가 장중 한때 역전됐음에도 불구하고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0.97%와 1.23%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1.84% 뛰었다. (뉴욕 AP=연합뉴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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